가르시시스트의 대화법(용례)[인간학 사전]

by 하니오웰


가르시시스트 (Garcissist)

명사 | 인간학



재정의(심화 정의)


가르시시스트란,

거짓말쟁이와 나르시시스트가 중첩된 인간 유형으로,

자기애의 결핍을 거짓으로 보완하며 타인의 시선에 의존해

실존이 아닌 존재감만을 유지하는 인간이다.

이들은 질투와 욕망이 과밀한 심리 상태에서

사실을 왜곡하고 관계를 이간질함으로써 내면의 공백을 봉합하려 한다.

그러나 그 봉합은 언제나 미온적이어서,

사람 사이의 여백이 아닌 인간 사이의 공백 지점에서만

겨우 호흡의 묘를 확보한다.



대화법(용례)



잭은 세 학번 위 복학생 선배이고, 가르시와 찰스, 스미스는 같은 학번 친구다.

넷은 같은 동아리 활동을 이 년째 하고 있다.

가르시 친구들은 술도 잘 사주고 유머도 풍부한 잭 선배와 가장 친한 가르시를 부러워한다.


잭 : 가르시야, 근데 찰스랑 스미스는 얼마나 친한 거야? 일학년 초부터?

가르시 : 아, 그건 잘 모르겠어요. 괜히 오해하실까 봐 말씀 안 드리려 했는데요. 확실치는 않지만 여름에는 친한 것 같은데, 겨울엔 친한 척하는 것 같아요.


가르시는 다음 날, 찰스한테 가서 이렇게 말한다.


가르시 : 찰스야, 어제 잭 형이 그러더라, 너랑 스미스랑 가끔 친한 척하는 것 같다고, 내가 친구 사이에 거짓으로 친한 척하겠느냐고 말하긴 했어. 잭 형은 술은 자주 사주니 좋긴 한데 사람을 잘 못 믿는 것 같아. 막내라서 그런가?

찰스 : 정말이야? 잭 형 그렇게 안 봤는데 남이사 어떻게 지내든 오지랖이 조금 있네. 우리가 다투기를 바라나?

가르시 : 아, 불화를 원하는 것 같지는 않아, 다만 형한테 이야기할 때 신중하긴 해야 할 것 같아. 내가 잭 형한테는 다시 한번 잘 말해둘게


그다음 날 가르시는 스미스한테 이렇게 말한다.


가르시 : 스미스야, 어제 잭 형이 그러더라. 찰스는 스미스를 조건 없이 좋아하는 것 같은데, 스미스는 약간 생각을 섞어 좋아하는 것 같다고. 아마 네가 신중하다는 이야기일 것 같긴 해. 그때는 흘려들었는데 갑자기 너 보니까 생각이 나네, 내가 이 말 했다는 거 잭 형이랑 찰스한테 비밀이다. 알겠지?

스미스 : 말이 참 애매하네, 잭 형답지 않네. 난 그래도 잭 형 좋으니까 못 들은 걸로 할래.

가르시 : 응 그래야지. 잭 형이 좋은 형이긴 하지. 근데 가끔 말을 애매하게 할 때가 있기는 해. 다음에 찰스 없을 때 셋이 한 잔 마시며 깊은 이야기해보자.


그다음다음 날 가르시는 잭 형한테 가서 이렇게 말한다.


가르시 : 형님, 어제 그제 찰스랑 스미스 만나서 기분이 좋았어요. 근데 그놈들이 형 얘기를 좀 하더라고요.

잭 : 무슨 얘기?

가르시 : 아니에요. 됐어요. 굳이 말씀 안 드릴게요. 다음에 넷이 한잔해요. 제가 살게요.


그날 밤, 가르시는 별다른 이유 없이 잠이 오지 않았다.

세 사람의 얼굴이 차례로 떠올랐지만,

그중 자신의 얼굴은 끝내 떠오르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가르시는 네 명이 있는 단톡방에 가장 먼저 '굿모닝'을 보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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