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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공익단체 캠페인 문구로 알아보는 후원의 방향성

비영리 공익단체 캠페인 문구   

      

  공익민간 단체들의 공익사업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으며 살아간다. 기부와 후원을 통한 나눔의 손길은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이러한 나눔의 순환 속에서 어떤 단체는 눈부신 성장을 이루는 반면, 어떤 단체는 조금씩 그 영향력을 잃어가기도 한다. 또 어떤 단체는 초기의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본래의 단체 목적을 잃어버리고, 어떤 단체는 설립 단계부터 특정 대표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기도 한다.      

  최근 많은 단체들이 자립 준비 청년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의 후원 모금을 위한 문구들을 접하다 보면, 때로는 자립 준비 청년들의 상황을 지나치게 불쌍하게 묘사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문구들은 자립 준비 청년들을 능동적인 주체로 묘사하며, 감동적인 서사를 전해주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어느 단체는 보육원 출신 당사자의 사연을 통해 후원 모금을 받기도 한다. 당사자들의 퇴소 후에 겪게 되는 아픈 경험은 우리 사회가 이 청년들에게 얼마나 무관심했는지 일깨워준다. 아래는 각 단체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후원 모금 글을 모아본 것이다. 이 글들을 통해 나에게 다가오는 감정들을 적어보고자 한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열여덟, 외로운 어른이 된 아이들     

어른이 처음이라 서툰 부분이 많은 우리는 자립 준비 청년입니다. 

초록우산은 매년 2천여 명의 자립 준비 청년의 빛나는 출발을 함께 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아이들의 설레는 출발을 여러분이 함께 해주세요!     

* ‘열여덟 어른’이라는 표현은 몇 년 전부터 당사자들이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이다. 이 용어는 아직 어른이 되기에는 부족한 열여덟의 나이로 양육시설에서 나와 사회에 홀로 서야 하는 이들을 뜻한다. 이 문구를 사용하면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끄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청년들의 출발’을 응원하는 메시지와 ‘설레는 시작’을 우리가 함께해달라는 요청 역시 매우 신선하고 감동적이다.      

     

함께하는 사랑밭     

홀로 어른을 준비하는 아이들     

부모라는 보호막 없이 자란 그룹홈 아이들은 일찍부터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하지만 누구도 홀로 어른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함께하는 어른이 있어야 어른으로 성장할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두려움, 어떻게 덜어줄 수 있을까요?

자립엔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 준비란, 지금부터 자립의 능력을 키워주는 것입니다. 

함께하는 사랑밭은 아이들의 어른 준비를 지원합니다. 

어른과 함께하는 어른 준비! 아이들이 어른으로 향하는 여정에 당신이 필요합니다.      

* 성장해가는 자립 준비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립’이다. 그리고 제대로 된 자립을 위해서는 반드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문구에서 우리는 누구에게나 키다리 아저씨와 같은 든든한 어른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월드비전      

자립 준비 청년(보호종료아동) 지원 캠페인

나는 나의 보호자입니다. 

만 18세가 되면 시작되는 막막한 홀로서기, 스스로 보호자가 되어 모든 걸 혼자 감당해야 하는 아이들을 응원해주세요

누군가에게는 설레는 ‘독립’이지만

저에게는 두렵고 막막한 ‘자립’이에요.

일찍 홀로 세상에 나온 아이들이 

주저앉지 않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세요     

* ‘나는 나의 보호자입니다’라는 문구를 보고 가슴이 철렁하는 감정을 느꼈다. 보육원에서 자란 나 역시 스스로 보호자가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스스로 모든 일을 해결하며 삶을 개척해야 했던 과거는 섬뜩하다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이 문구가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틀렸다고도 할 수 없다. 자립 준비 청년들이 자신의 보호자로서 살아간다는 표현은 다소 슬프지만, 우리에게 그들의 보호자 역할이 되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는 점은 매우 적절하다고 본다.     

      

굿네이버스     

저는 아직 어린데. 이제 혼자 살아가야 한대요

스스로 보호자가 되어야 하는 청년들이 홀로 남겨지지 않도록 해주세요

네 잘못이 아니야

지금은 혼자지만 괜찮아질 거야

이젠 아무도 없어요. 두려움이 앞서는 자립 시작을 함께 응원해주세요!~

계속 이렇게 살 순 없는데     

* 많은 자립 준비 청년들이 부모와 떨어져 지내게 된 상황을 본인의 잘못으로 생각하고 있다. 주변의 친구나 어른들이 ‘네게 문제가 있겠지’라며 그의 잘못을 탓하기도 한다. 참으로 잘못된 생각이지만, 당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떠올려보는 생각이다. 이러한 생각에 헤어 나오지 못하고 절망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도 많다. 특히 어릴 때의 부정적인 생각이 열등감으로 이어져, 어른이 되고 나서도 이를 떨쳐내지 못한 채 삶을 포기하는 이들도 있다.


* ‘지금은 혼자지만 괜찮아질 거야’라는 긍정적인 문구는 청년들이 희망을 갖도록 돕는다. 바람이 있다면 이 문구 속에 ‘너의 삶은 특별하다’라는 메시지가 들어가면 어떨까 싶다.  

        

홀트아동복지회     

보호종료아동은 여전히 힘이 듭니다

보호종료아동 자립지원

‘파랑새, 꿈을 향한 날갯짓’

OUR STORY     

혼자라고 생각해서 더욱 힘들었을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기댈 수 있는 어른이 있다면 자립 준비 청년의 내일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댈 어른 없이 혼자일 때는, 나의 힘든 상황을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다는 것이 우울했지만,

기댈 어른이 생기고 나서는, 안정감과 함께 더 열심히 살 수 있는 원동력이 생겼어요.

어른의 빈자리는 저희가 채우겠습니다.

후원으로 자립 준비 청년의 기댈 어른이 되어주세요.

기댈 어른이 있어서 더 이상 혼자 절박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자립 준비 청년의 내일을 바꿔주세요     

* 홀트아동복지회에서는 지원 사업을 ‘파랑새, 꿈을 향한 날갯짓’으로 표현하였다. 누구나 꿈을 꾸지만, 자립 준비 청년들은 그 꿈을 실현할 여건이 부족하다. 그래서 꿈을 갖는 것조차 힘들 수 있다. 그들의 문구는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함께 도와주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어른의 빈자리를 채워주워주자’는 문구는 간단해 보일지라도 혼자라고 느끼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주자는 메시지를 담아, 따듯한 무게감을 전달한다.      

아름다운재단

열여덟 어른 시즌3

열여덟 어른 시즌1에서는 자립 준비 청년(보호종료아동)을 세상에 알렸고,

시즌2에서는 자립 준비 청년(보호종료아동)에 대한 미디어 편견, 사회의 인식에 대해 알렸습니다.

매년 2,500명의 자립 준비 청년(보호종료아동)이 여전히 세상에 나오고 있습니다.

사회의 관심과 응원, 정책들이 이들에게 잘 전해질 수 있도록

시즌3에서는 당사자의 관점을 전합니다.

아름다운재단은 동등한 출발선에서

자립 준비 청년(보호종료아동)이 자립할 수 있도록 응원합니다.     

* 아름다운재단은 시즌1, 2, 3을 통해 자립 준비 청년의 실태를 체계적으로 알리고 있다. 특히 아름다운재단은 고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며,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과 미디어에서의 왜곡된 이미지를 바로잡고, 나아가 사회적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소개 글에서도 잘 나타난다. 소개 글은 자립 준비 청년들이 다른 사회적 구성원들과 동등한 출발선에서 자립할 수 있어야 하며, 이러한 과정은 당사자의 시선에 입각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한다고 강조한다. 아름다운재단은 어느 단체보다도 당사자들을 올바르게 바라보면서, 사회복지정책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깊이 있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사회연대은행 사단법인 함께 만드는 세상     

자립 준비 청년 미래지원캠페인

함께 꾸는 꿈     

현실에 갇혀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자립 준비 청년(보호종료아동)을 응원해주세요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당신의 후원으로 더 나은 내일을 위한 기회와 가능성을 함께 키워갑니다     

*  이 문구는 자립 준비 청년들에게 꿈을 펼칠 기회를 만들어주자는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누구나 꿈은 있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현실에 갇혀 소박한 꿈조차 이룰 수 없는 이들이 있다. 여기서 함께만드는세상은 자립 준비 청년들이 학업, 취업, 취미와도 같은 꿈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은 메시지는 자립 준비 청년들에게 ‘함께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자’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듯한 울림을 준다.          

기쁨나눔     

아이들의 꿈을 함께 응원합니다.

자립 준비 청년, 알로(안녕) 한가요

알로는 심리사회지원 캠페인이름     

38%는 고시원, 친구 집 등 일정 주거공간 없이 살고 있습니다. 

10명 중 6명은 기초생활수급자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16.4%는 실업으로 불안정한 고용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50%는 불안과 우울감으로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많이 서툴러도, 아직 덜 준비되어도 자준청은 살던 집을 떠나 혼자 살아가야 합니다.

청년들 중에서도 특히 더 취약한 친구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자립 준비 청년들입니다

이 청년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사회에 참여할 수 있어 보이지만, 새로운 규칙, 환경, 직업, 관계 등에서 다른 사람에 비해 익숙해지는 데까지 조금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장애인이 아니기 때문에 교육과 사법 체계, 복지 밖에 머물러 있습니다. 

자립 준비 청년 지원강화 방안으로 사회적 보호장치가 조금 더 마련되었지만, 이 청년들은 스스로 복지 혜택을 찾을 수 있는 힘이 없기에 사회로부터 더욱 고립됩니다. 

아이들의 꿈을 함께 응원합니다.     

* 저자는 자립 준비 청년들의 경제적 상태, 취업률, 정서적 문제를 나열하고 있다. 또한 경계선 지능을 지닌 자립 준비 청년들의 어려움을 강조하며 후원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있다. 위에 열거된 문제들은 자립 준비 청년이라면 모를 수 없는 사실이지만, 당사자들이 공개적으로 알리기를 원하지 않을 수 있는 민감한 내용이기도 하다. 저자의 서술 방식은 자립 준비 정년들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립 준비 청년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주목받기 위해서는 그들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위와 같은 홍보 방식에 대해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한다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방식이기도 하다. 동시에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하다. 자립 준비 청년들의 실태를 알림으로써, 보다 사회적 관심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희망친구 기아대책     

보호종료아동 나로서기

보호종료아동의 온전한 자립을 위해서는 온전한 케어, 온전한 꿈, 온전한 직업이 있어야 합니다. 보호종료아동이 온전한 ‘나’로 당당하게 일어설 수 있도록 [나로서기] 프로젝트를 응원해주세요!     

만 18세,

너무 일찍 어른이 된 아동들의 삶이 외롭지 않도록 아동들이 든든하게 ‘나’로 서 갈 수 있도록 아동들의 자립을 응원해주세요!

첫 자립공간 홈케어 지원『너의공간』     

만 18세,

누군가는 대학 진학을 준비하고 누군가는 어른이 된다는 생각에 설레고

누군가는 가족의 지원으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할 때 보호종료아동들은 평생 자라온 보육원을 떠나야만 합니다.

오랜 시설 생활 후 찾아온 자립의 시작은 잠시 설레기도 하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에 심리적/사회적/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혼자의 삶을 마주하는 보호종료아동들. 아동들이 든든하게 ‘나’로 설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 여러 단체의 후원 모금 글 중 가장 마음에 드는 홍보 글이다. ‘나로 서기 프로젝트’는 자립 준비 청년들이 온전히 자신으로 살아가고, 당당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다. ‘너의 공간’을 통해 청년들이 혼자라도 괜찮으며, 든든하게 살아가도록 도와주자는 메시지는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다. 후원도 중요하지만, 청년들의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기에, 당당한 자신으로 살아가라는 메시지는 청년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대한적십자사     

자립 준비 청년 돕기 캠페인     

보호가 종료되면 세상에 진짜 혼자가 돼요

가슴 한 곳에 아픈.. 상처.. 진짜 고아가 된 기분이에요

상처받을 자리도 남아있지 않은 가슴에 홀로서기라는 상처가 더해졌습니다

언젠가 자리를 잡으면 우리 보육원 동생들을 도와줄 거예요

또래 친구들이 꿈을 찾아 노력하고 좌절하고 다시 일어설 때가 제일 부러워요

불평하지 않아요 혼자 살아가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혼자 많이 울면서 다짐했거든요     

* 이 문구는 감성을 자극하여 보호가 종료된 이후 청년이 겪는 아픔과 고통을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진짜 고아가 되었다’라는 표현은 그들의 외로움을 강하게 전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육원 동생을 돕겠다는 청년의 다짐을 보여주면서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자립 준비 청년들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삼성희망디딤돌     

자립 준비 청년들과 희망으로 함께 서기

보호의 끝이 아니라 자립이 시작되는 것

울타리 밖에서 만난 또 하나의 자립 울타리

세상 밖으로 나가는 열 여덟 어른이들에게 따뜻한 응원과 희망을!

한 발 한 발, 사회에 적응하며 자립에 성공하도록 삼성이 함께합니다

홀로 사회에 나올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삼성 희망디딤돌     

* 삼성은 기업체로서 자립 준비 청년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들은 보호의 끝이 자립의 시작임을 알리며 이 청년들이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도록 기업체가 함께 하겠다고 이야기한다. 이때‘희망디딤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삼성이 청년들에게 자립의 희망과 디딤돌이 되어주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지금까지 다양한 단체들의 후원 모금 홍보 문구를 살펴보았다. 사실 이보다 자극적인 홍보 문구를 사용하는 단체들도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괜찮다고 생각되는 홍보 문구만 따로 모아보았다. 단체들은 후원 모금 홍보를 위해 당사자들과 직접 만나 홍보 문구를 제작하는 등 수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점에서 모든 홍보 문구를 나쁘게만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청년 당사자들을 불쌍하게만 바라보는 섣부른 동정심이나, 후원에 있어 대가를 바라는 시혜적 시선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때로는 지원받은 청년 중 올바르게 자립한 사례도 함께 알려주면 좋을 것 같다. 특징적인 캠페인 문구를 사용하여 자립 준비 청년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고, 사회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홍보 글 역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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