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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의 흐름

사소한 움직임이 만드는 큰 생각

by KANGLLAMA Feb 27. 2025

영감은 특별한 순간에만 찾아오는 손님이 아니다.

때로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 속에서 조용히 스며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방법은 산책을 하거나 가볍게 조깅을 하는 것이다.

걷다 보면 흙냄새가 은은하게 퍼지고,

나뭇잎이 바람에 맞춰 리듬을 타며 흔들리고,

발밑에서는 바삭거리는 소리가 조용한 대화를 건넨다.

그 순간들이 머릿속에 새로운 생각을 불러온다.

그 사소하고도 평범한 순간들이 영감의 출발점이 된다.


기록의 힘

문득 떠오른 생각들은 붙잡지 않으면 금세 사라진다. 그래서 나는 메모를 남긴다. 주머니 속 작은 노트에 적거나, 스마트폰에 간단히 기록하기도 한다. 대단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도 있지만, 그 순간 적는 것만으로도 나는 나만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잊혀지는 게 싫어서.’ 단순한 이유로 적어둔 메모가 어느 날 나를 놀라게 한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생각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며, 새로운 의미를 띠곤 한다.

설거지의 마법

특이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나는 설거지를 하며 영감을 다듬는다. 산책 중 떠올려 메모한 아이디어들은 마치 싱크대 위의 접시들처럼 뒤엉켜 있을 때가 많다. 그런데 하나씩 닦고 정리하다 보면, 머릿속 생각들도 함께 정돈된다. 물이 흐르고, 거품이 일고, 손이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그 단순한 과정 속에서 나는 더 깊고 명확한 방향을 발견한다. 때로는 설거지가 아니라면 떠올릴 수 없을 것 같은 생각도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시간을 소중하게 여긴다.


나만의 리듬

특별한 기술이나 거창한 방법은 필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좋아하는 리듬 속에서 영감을 찾는 것이다. 산책, 메모, 설거지. 이 반복되는 흐름 속에서 나는 떠오른 생각을 놓치지 않고, 다듬고, 정리한다. 그렇게 쌓인 영감들은 결국 나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가 된다. 영감은 대단하거나 특별한 순간에서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일상의 작은 흐름을 놓치지 않고, 나만의 방식으로 이어갈 때 더 선명해진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걸으며 생각하고, 적으며 기억하고, 씻으며 정리한다. 그것이 결국 나에게 가장 진솔한 이야기를 선물해준다.

Inspiration sparks on a walk, rests in a note, and refines through dishwashing.

ⓒ 2025.KANGLLAMA.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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