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는 남의 삶을 사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어릴 때는 그저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면 그만이었다.
축구와 농구를 하는 게 좋았고, 그림을 그리는 게 그 무엇보다 즐거웠다.
매일 내가 하고 싶은 것들로 하루가 채워졌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였다.
내 점수가 친구보다 낮다는 걸 알았을 때, 신발과 옷이 남들보다 덜 비싸 보일 때,
혹은 누군가 나보다 더 주목받고 있을 때.
그때부터 비교는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비교는 마치 공기처럼 우리 삶 곳곳에 배어 있다.
학교에서는 성적으로, 직장에서는 연봉으로, 사회에서는 성공의 크기로.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며 자신을 판단한다.
나도 한때 그런 비교 속에서 살아왔다.
친구가 더 좋은 직장에 들어가면 나도 더 나은 직장을 찾아야만 할 것 같았고,
누군가 더 좋은 차를 타면 언젠가는 나도 그런 차를 타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비교는 끝이 없었다.
항상 더 위에 있는 사람이 있었고,
그들과 나를 비교하는 순간, 만족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비교는 쉽다. 아무 생각 없이도 할 수 있다. 내가 가진 것과 남이 가진 것을 나란히 놓기만 하면 되니까. 하지만 그 비교는 나를 나아가게 하기보다는 스스로를 갉아먹는 방향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 우리는 흔히 비교를 동기부여의 원동력으로 삼기도 한다. 하지만 그 비교가 건강한 기준이 될 때보다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기준이 될 때가 더 많다.
잘하는 사람을 보면 나는 초라해지고, 못하는 사람을 보면 우월감 속에 안주하게 된다. 어느 쪽이든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비교하는 순간, 나는 나의 기준을 잃고 남의 기준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나보다 뛰어난 사람과 비교하며 자신을 깎아내리거나, 나보다 부족한 사람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 어느 쪽도 진정한 성장을 가져오지 않는다. 비교는 결국 남이 만든 기준 안에서 나를 가두는 일일 뿐이다.
비교는 마치 불꽃과 같다. 작은 불씨는 따뜻한 온기를 주고, 어둠 속에서 길을 비춰준다. 하지만 그 불꽃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 결국 모든 걸 태워버리고 만다. 우리는 비교라는 불꽃을 손에 쥐고 살아간다. 남들의 성취를 보며 내 안의 불씨가 타오를 때, 그 열기는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 된다. “나도 할 수 있어”라는 의지를 불어넣어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 불꽃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스스로를 태우는 불안과 열등감으로 변해버린다. 나도 한때 SNS를 볼 때마다 불이 붙는 기분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멋진 삶이 내 하루를 태워버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다. 불은 잘 다루면 따뜻한 빛이 되고, 잘못 다루면 소모적인 재가 된다는 것을. 이제는 그 불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그 불을 잘 관리하며 나만의 온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비교는 여전히 내 안에서 타오르지만, 이제는 나를 태우지 않는다. 나를 비추는 빛이 될 뿐이다.
비교를 내려놓으면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남들이 어떻게 사는지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내 속도에 집중할 때, 비로소 삶이 선명해진다. 예전에 어떤 분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달리기에서 중요한 건 남보다 빨리 가는 게 아니라, 내가 끝까지 가는 거야." 그 말을 듣고 나서야 깨달았다. 남들과의 비교 속에서 허덕이느라 정작 내 속도를 잊고 있었다는 것을. 남과 비교할수록, 나의 속도는 흐려진다. 하지만 비교를 내려놓고 나만의 걸음을 걸으면, 삶은 더욱 명확해진다. 비교가 사라질 때, 비로소 진짜 내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는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남의 길과 나의 길이 다를 뿐, 틀린 길은 없다. 그러니 주변을 둘러보느라 발걸음을 멈추지 말자. 그리고 비교하느라 앞굽치로만 걷지 않기를. 내 발과 땅이 온전히 닿는 느낌이 들 정도로 단단하게 걸어가라. 눈은 항상 앞을 향해야 한다. 비교하지 마라. 비교는 남의 삶을 사는 가장 익숙한 방법이다. 내 삶을 사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만의 속도로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다.
Don’t compare. Comparison is the easiest way to live someone else’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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