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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리 누리샘 Aug 10. 2020

코로나로 망가진 아이의 일상, 스마트폰과 이별하세요.

 지금부터 딱 1시간만 내 손에 스마트폰이 없다고 생각해볼까요? 스마트폰이 없으니 다른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나요? 아니면 스마트폰이 없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나요? 스마트폰은 어느새 우리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날씨, 맘카페, 뉴스, 육아 등 각종 정보 수집을 내 손 안의 스마트폰으로 해결하고 있죠.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문화 중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지하철에서 모든 사람이 고개를 푹 숙이고 스마트폰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조만간 지하철을 탈 기회가 생긴다면 고개 들고 꼭 한 번 살펴볼 것을 권합니다. 가족인 듯 가족 아닌 가족 같은 모습. 대화 한마디 없이 아이와 부모 모두 스마트폰에 빠져 있습니다. 그 모습이 나는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나요?


  아이가 책을 가까이하길 원한다면 부모가 책을 읽어야 합니다. 아이가 초록색 불에 길을 건너길 원한다면 부모가 그렇게 해야 하고요. 내가 아이에게 원하는 모습이 있다면 부모인 내가 그렇게 보여주면 됩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가기 때문이죠. 그러니 부모가 항상 스마트폰에 의존한다면 내 아이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연도별·대상별 스마트폰 이용 현황]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2020.2.)    


  우리나라 3~9세 유·아동의 스마트폰 의존율은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녁 식사 준비하는 시간, 오랜만에 하는 외식, 이웃 엄마들과의 티 타임을 할 때면 스마트폰만큼 우리 아이를 안전하고 얌전하게 관리해 주는 것은 없습니다. 티 타임 하는 엄마들 옆에 앉아 스마트폰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아이에게 집중력이 높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의사들은 말합니다. 스마트폰의 즉각적인 빠른 반응과 번쩍이는 화면들은 아이들의 뇌 속의 어느 한 부분만 자극하게 되어 나머지 다른 부분은 저절로 퇴화한다고요. 스마트폰의 강한 자극에 익숙해지면 현실 세계의 약한 자극들에는 반응하지 않는다고요. 스마트폰에 자주 노출되면 수면 부족, 집중력의 손상, 언어·인지 발달 저하 등 심각한 기능장애가 나타난다고요. 그러니 스마트폰의 기가 막힌 영상에 맛을 들인 아이들은 분명히 종이로 된 책과 교과서를 멀리하게 될 것입니다. 최근 전문가들은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의 원인은 어린 나이에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접하기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교사와 눈을 못 맞추는 아이들이 종종 있습니다. 눈을 못 맞추는 아이를 담임 교사들은 유심히 관찰합니다. 눈을 맞춘다는 것은 서로의 감정을 교류한다는 것이고, 대화의 기본은 눈을 맞추는 것인데 그것이 어렵다면 또래 관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눈을 맞추며 친구들과 놀이하는 대신 혼자 놀이하는 상황도 자연스럽게 많아질 것입니다. 이러한 모습들이 매일 매일 쌓인다면 우리 아이의 1년 후, 10년 후의 모습은 어떨까요?       

                 

[디지털 기술을 거부하는 실리콘 밸리의 부모들]


아직도 칠판과 분필을 사용하는 교실,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학교생활

컴퓨터를 비롯해 단 한대의 디지털 기기도 갖추지 않은 이 학교가 위치한 곳은 미국 실리콘 밸리 중심부, 학부모 70% 이상이 첨단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일하는 실리콘밸리 종사자들입니다.


최근 2년 사이, 단단히 자리 잡은 디지털 제로 교육.

아이 돌보미 채용 계약서엔 아이들 앞에선, 휴대폰도 사용해선 안 된다는 조항도 명시한다고 합니다.

“실리콘 밸리의 거의 모든 부모는 아이들이 어떤 디지털 경험도 갖지 못하도록 하는데 열성을 보인다.”  

  -조딘 알트맨, 육아 돌봄 종사자-


첨단 기술과 가장 가까이 있지만, 자녀들의 디지털 기기 사용은 용납하지 않습니다.

실리콘 밸리의 부모들! 디지털 기기 중독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사용 시간제한은 대처법이 될 수 없으며, 완전한 차단만이 답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출처: EBS 뉴스(2018.11.13.)


  우리는 코로나 시대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의 바이러스 중 역대급이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이전처럼 유치원에 마음껏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와 집에서 함께 하는 시간이 생각 외로 길어지면서 자연스레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쥐여주는 어쩔 수 없는 이 상황. 부모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아이와 함께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를 가야 할지 난감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인내해야 한다고 강조하여 말하고 싶습니다. 실리콘 밸리에 근무하는 부모들이 왜 디지털 제로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지 한 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그들의 교육적 신념이 시대착오적인지, 세상의 모든 부모를 향한 솔직한 메시지인지 말이죠.


  코로나는 위기를 가져왔지만 확실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와 함께 신나게 놀면서 추억을 쌓을 기회. 우리 아이와 눈을 맞추며 아이의 재능을 발견할 기회. 시간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그리고 스마트폰과 인사하세요. “이젠 안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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