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성장하는 아이들
아이들은 항상 '잘하고 싶고' '칭찬받고 싶어' 한다.
어른들이라고 그러지 않겠냐마는
아이들은 그들의 욕구가 투명하게 드러나 보이며
어른들이 자라나면서 수많은 경험을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잘 하는 것' '내가 어려워하는 것'의 대강의 분류가 되어 있는 것에 반해
아이들은 많은 실패를 겪으면서 '나의 영역'을 세워가는 것에 익숙한 편이 아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학교는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을 부딪히고 깨닫게 되는 첫 관문이지 않을까.
특히 초등 고학년쯤 보면 학업에서의 차이나 태도의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에
스스로의 상황에 대해 깨닫고 속상해하거나 스트레스 받는 아이들을 무척 많이 본다.
이 시기의 아이들이 '좌절'이나 '실패'라고 생각하는 본인들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어떤 상황을 만났을 때
행동하는 패턴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스스로에 대한 위축
내가 잘 하지 못한다는 것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의외의 결과에 스스로 먼저 위축된다.
'못해' '안 해'로 내가 잘 못하는 이 상황을 회피하고자 하며 자신감 없는 태도를 보이지만
실은 스스로 못하는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둘째, 본인의 욕심만큼 하려고 노력하기
몇 번의 실패 결과 부족한 부분을 깨닫고 노력하는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의 특징은 '내가 지금 부족한 부분'을 깨닫는 것이다.
노력이 부족했는지, 집중하는 것이 어려운지 등 본인의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당연하겠지만 이들은 금방 성장해 나간다.
두 행동의 패턴의 가장 큰 차이는 '부족한 부분'에 대한 '마주침'인 것 같다.
이것도 메타인지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까.
교사 입장에서 냉정히 이야기하자면
가끔 학부모님이 학습 결과에 대해 속상해하시고 이런 결과가 의외라고 이야기하지만
아이의 수업 태도를 비추어 봤을 때 이 정도도 잘 나온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학습은 비록 어떤 평가 하나 잘 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수업 속에서
집중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함께 사고하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인데
아이도 학부모님도 그 부분까지는 잘 알지 못하시기 때문이다.
아이의 성적이 노력한 만큼 나오지 않는다면 학교에서의 수업 태도를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한다.
오늘, 과학 시험을 본다고 예고가 되어 있었는데
반에서 몇 가지 해프닝이 일어났다.
시험 중 어려웠던 문제를 적어 다시 확인해 보고자 하는 아이의 행동이 다른 아이들에게는 커닝하는 것으로 비쳐 마음의 상처를 입은 일.
시험 중 잘 모르는 문제를 손으로 다른 친구에게 물어보고 답을 받은 일.
그리고 이 상황을 바라본 다른 아이들이 부정한 일이라고 생각한 일.
아이들이 가고 난 후 오늘 일어난 일을 누가 기록에 적고 학부모 상담을 진행하면서
마음 한편에
아이들의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각보다 더 크구나.
아이들은 스스로 열심히 부딪히고 있고 성장하고 싶어 노력하는 중이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아이들이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