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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리스트 귀선 Jan 12. 2023

똑똑한 주부는 물건을 싸게 사지 않는다.

충동구매, 필요 없는 물건은 사지 않는다.


고백하자면 휴대폰 쇼핑어플들이 참 많이 있었습니다. 손가락 몇 번의 터치면 집 앞까지 주문되는 편리한 세상 속에서 물건 하나를 살 때면 이곳저곳의 어플에 들어가서 최저가 찾는 것이 일이었으니까요. 참 피곤하게도 살았습니다.(사실 지금도 그렇습니다만... 최저가 찾는 일은 나에게 숙명인 듯합니다.)

이왕이면 단돈 10원이라도 싼 쇼핑몰에서 구매하고 같은 가격이라면 무료배송을 찾았습니다. 특히 육아용품들은 쇼핑몰마다 할인이 다르기 때문에 비교 구매하면 몇천 원 또는 만원까지 아낄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을 아는 데 어떻게 아무 데서나 산단말입니까. 럴 수 없습니다. 저는 알뜰한 주부니까요?

인터넷쇼핑 할 때 가장 아까운 것은 비싼 물건값이 아닌 바로 2500원의 배송비입니다. 왠지 안내도 될 것 같은 돈을 내는 것 같고, 물건을 다 골라 놓고도 가끔은 배송비가 아까워 소비를 포기할 때도 있습니다.(사실 정당한 대가인데 말입니다.)

98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지!"

꼭 필요한 물건을 다 고르고 나면 9500원. 더 살게 없나 여기저기 탐색하는 눈과 손.. 그러다 보면 무료배송인 9800원은 훌쩍 넘어 버립니다. 이럴 때 쓰는 말이 있지요. 배보다 배꼽이 다.

10원 단위까지 아낀다고 탐색하면 뭐 하나, 배송비 맞추려고 쓸데없는 쇼핑을 더하는데 말입니다. 인터넷 쇼핑은 나의 어리석음이 드러납니다. 마케팅에 당한 소비자 한 명 추가요.


쇼핑몰은 참 부지런하기도 합니다.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친절하게 할인 문자를 보내줍니다. 무료하던 참에 보내 준 링크를 타고 쇼핑몰 구경을 갑니다. ‘어머, 이게 이렇게 싸다고? 진짜 통 큰 할인이네, 우선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안 사면 나만 손해일 것 같은 쇼핑을 시작합니다. 시간을 이렇게나 썼는데 안사면 나만 손해라는 멍청한 생각에 결제까지 완료 후 생각합니다. 잘 샀다고 아니 잘 산거겠지?라고 위안을 삼기 일쑤입니다. 쇼핑몰 어플이 많으니 알림도 문자도 많이 옵니다. 그냥 지나치면 될 것을 열에 세네 번은 안 사도 된 물건을 사고 장을 봅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고, 똑똑한 주부의 길은 물건을 싸게 사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려던 물건을 필요한 물건을 싸게 사면 잘한 것이지만 많은 어플들은 싸다는 이유로 통 큰 할인이라는 유혹으로 내 지갑을 열었습니다. 불필요한 물건을 사지 않는 것이 정말 똑똑한 주부인 것입니다. 큰맘 먹고 쇼핑어플들을 지웠습니다. 그리고 알림 문자도 수신정지를 했습니다. 쇼핑어플들 없이 물건을 알뜰하게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잠시 스쳤지만 우선 지워보기로 했지요. 그동안 구매내역을 보니 내가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도 많이도 샀습니다. 한 번의 터치에 결제까지 완료되니 쉽습니다. 만약 이 물건을 마트에서 샀다면 이렇게 한 번에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카트에 넣었다가도 장을 다 보고 계산할 때 다시 한번 생각하다 보면 이 물건은 내가 사려고 했던 물건이 아닙니다. 잠깐 지름신이 와서 충동구매를 할 뻔한 물건인 것을 깨닫고 얼른 빼버립니다.

어플에서의 쇼핑은 장바구니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그날 밤 어플 장바구니 안의 물건을 결제하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쇼핑어플은 나도 모르게 야금야금 내 시간과 돈을 가져갑니다. 극단적으로 쇼핑 어플을 지우니 가끔씩 오늘은 어떤 물건을 세일하는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 아니던가요, 나름 충동구매를 막는다고 생각을 하니 뿌듯합니다.  똑똑한 주부니까요(?)


올바르고 똑똑한 소비를 위해 나만의 기준을 정합니다.

첫 번째, 주로 장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을 이용합니다. 물론 온라인 장도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구할 수 없는 물건을 살 때, 같은 물건이지만 더 쌀 때 주로 이용합니다. 먹거리는 오프라인용과 온라인용으로 나누어 장을 봅니다. 채소나 과일은 주로 로컬장터에서 보고 사고, 우리 집 1순위 반찬 계란은 가장 좋은 등급으로 온라인으로 장을 봅니다.(마트에서 1등급 계란은 비싸다) 온라인 장은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정해놓지 않고 필요한 물건일 있을 때 메모를 해놓고 삽니다. 대형마트보다는 로컬장터를 주로 갑니다. 물건이 많은 대형마트는 아무리 메모를 적어도 충동구매를 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배고플 때 마트는 피합니다. 나도 모르게 카트가 꽉 차버리니까요.

두 번째, 심심풀이로 아이쇼핑을 하지 않습니다. 견물생심이라고 자꾸 보면 자꾸 사고 싶은 마음이 들지요.

세 번째, 오프라인 장을 볼 때는 카트보다 장바구니를 사용합니다.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장을 보기 때문에 가족 행사, 모임이 아니라면 카트를 끌 필요가 없습니다. 장바구니가 클수록 물건은 더 많이 담기고 더 지갑은 얇아집니다. 장바구니를 들다가 무거워지면 두 개 고른 거 하나로 내려놓습니다. 감당할 수 없으니 스스로 절제할 수 있지요.

네 번째, 온라인 장을 볼 때는 손쉽게 클릭 한 번으로 물건을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편리하지만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온라인 장바구니는 아무리 쌓여도 무겁지가 않기 때문에 분별하기 힘듭니다. 온라인에서 장을 볼 때 시간의 여유를 갖고 장을 보고 장바구니에 넣고 딱 3일만 두고 봅니다. 3일 뒤에도 꼭 필요하면 사고, 기억이 나지 않으면 장바구니를 쿨하게 비웁니다. 대부분 온라인 장은 필요 없는 것도 많이 담아 둡니다. ‘어? 이거 괜찮은데?, 이거 싸네, 후기가 좋네’ 넘치는 광고와 정보 속에 빠지다 보면 다 갖고 싶고 필요해 보이지요. 그때 딱 3일만 넣어 봅니다. 살까 말까 망설여지는 것은 결국 사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말입니다.

다섯 번째, 반품을 귀찮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며칠을 기다려서 받은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속상하고 기운이 빠지지요. 온라인 장은 편리하지만 직접 보고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도 높습니다. 특히 옷은 90퍼센트 실패입니다. (여러 번의 실패 후 옷은 절대 온라인으로 사지 않습니다.) 반품이 귀찮아서 그냥 두기에는 물건과 공간이 아까운 것입니다. 확실하게 반품을 하고 앞으로 사지 않으면 됩니다. 실패를 기회로 사용하세요. 온라인 구매의 실패는 더욱 신중한 소비를 할 수 있게 합니다.    



+장바구니 3일 넣어 두다 보면 진짜 잊어버리는지 아닌지 해보세요. 꽤 많은 돈과 시간과 물건을 아낄 수 있습니다.



      



유혹에 빠지지말자/ 견물생심을 경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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