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있는 집은 물건이 두 배, 세 배는 더 많습니다. 물건이 많으니 정리정돈도 잘 되지 않고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아이의 물건들은 자꾸만 증식을 합니다. 게다가아이 물건은 가격도 천차만별이라 마음을 먹더라도 쉽게 비우기 어렵습니다. 비우기 어려운 물건 중 하나는 바로 비싼 물건이지요. 선물 받은 비싼 장난감이나 비싸게 산 물건은 특히나 비우기 어렵습니다. 감가상각비로 따지면 이미 그 가치는 상당히 떨어졌을 텐데 우리는 처음 그 가격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특히 아이 장난감, 비싸게 산 전집, 큰 마음먹고 사준 브랜드 옷과 신발이 그렇습니다. 이 중에서 옷과 신발은 아이에게 맞지 않는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쉽게 비울 수 있지만 나이에 맞지 않는 장난감이나책들은 이유가 있어도 쉽게 비우기 어렵습니다. 가령 아이가 잘 갖고 놀지 않아 새것 같은 장난감은 아까운 마음이 더 크기 때문에 쉽게 비울 수 없습니다. 책은 읽지 않은 책일수록 비우기 난이도가 높아집니다. ‘저 책을 얼마 주고 구입했는데… 꼭 읽혀야 해’라는 욕심이 생깁니다. 하지만 결국 못 읽힐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이의 경우 책 취향이 뚜렷해서 본인이 고른 책을 좋아하고 같은 책을 수십 번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언젠가는 가지고 놀겠지, 언젠가는 읽겠지 라는 마음은 결국 부모의 욕심이라는 것을 자꾸 잊어버립니다. 자꾸 증식하는 아이의 물건은 주기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두 번 기간을 정하고 아이와 상의를 통해 정리합니다.
물건을 잘 비우는 팁은 어떤 물건을 사기 전에 그것을 어떤 마음으로 어디에서 사는지 충분한 고민을 먼저 하는 것입니다. 잘 사야 잘 비울 수 있으니까요. 꼭 필요한 물건인지, 사면 오래도록 잘 사용할 물건인지 고민해 보고 중고장터를 살펴봅니다. 참고로 사지 않으면 비우지 않아도 됩니다. 대부분 충분한 고민이 없이 충동적으로 산 물건들이 더 비우기 어렵습니다. 잘 쓰지도 않아서 새것인 경우, 충동적으로 구매해서 까맣게 잊은 경우는 비우는 것조차 잊게 됩니다.
특히 아이 물건 같은 경우 시기마다 필요로 하는 물건이 꼭 있기 때문에 필요한 물건이 꽤 생깁니다. 이때 잘 사야 합니다. 중고장터는 지역에서 사고팔 수 있는 당근마켓이 있고, 엄마들만 가입해서 정보를 나누고 물건을 되파는 지역맘카페가 있습니다. 아이를 키워보신 분이라면 공감할 것입니다. 아이가 계속 잘 가지고 노는 장난감은 생각보다 별로 없다는 것을요. 언제나 아이의 흥미는 새로운 것에 있다는 것이요. 그때마다 아이에게 새장난감을 사주기에는 금전적으로도 부담스럽고 아이의 습관형성에도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고장터에는 생각보다 꽤 많은 육아용품과 다양한 장난감들이 나와 있습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아이들의 성장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가끔은 새것 같은 중고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 물건도 많이 있습니다. 가격은 정가보다 훨씬 낮고 정가를 주고 산 물건보다 훗날 비우기에도 좀 더 부담 없이 비울 수 있지요. 더 낮은 가격에 되팔 수도 있고, 필요한 물건을 나누면 기분도 좋아집니다. 되팔 때는 아이와 함께 물건의 적정한 가격을 책정도해보며 소소하지만 용돈을 벌어 그 돈을 저축하거나 다른 필요한 물건으로 사보면서 경제교육 측면에서 흥미를 끌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덤으로 환경에도 훨씬 좋습니다.
+아이가 가장 필요한 장난감은 바로 부모입니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아이의 표정과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의 표정을 살펴보세요. 아이의 찐 미소를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