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냥이의 사랑스러움
고양이를 키우기 전에는 몰랐던 사실 중 하나.
호주에서 추운 겨울에 단열이 되지 않는 하우스에서 살고 있다면, 그리고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면 이 따뜻하고 포근한 난로에 중독되지 않을 수 없다.
아파트나 빌라와는 달리 하우스는 '단열’이라는 단어와는 참 거리가 멀다. 특히 우리 집처럼 80살이 넘은 오래된 집이라면 겨울의 칼바람이 집 안에서 졸졸 따라다닌다. 어디도 숨을 곳이 없다. 분명 집 안에서 살고 있는데 마치 ‘1박 2일의 야(외취침)야(외취침)’처럼 입술 끝에서 입김의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입김이 폴폴 피어오르는 이때 털이 복슬복슬한 고양이 한 마리가 당신의 무릎에서 고롱고롱 거리고 있다면? 성능 충만한 난로보다는 못하겠지만 기분 좋은 안도감이 폭신폭신한 촉감과 함께 당신의 무릎을 따뜻하게 데울 것이다.
바람이 점점 더 서늘해지는 요즘 아이들이 등교한 날의 점심에는 남편과 함께 맛있는 식사를 하고 소파에 앉아 쉼을 청한다. 그리고 이때 고양이들의 마음이 우리에게 동하면 무릎으로 찾아오는데 나는 이 시간이 참 좋아서 매일 기다려진다.
뼈가 시린 호주의 겨울도 치즈와 고등어와 함께 라면 괜찮다. 내 무릎 위에서 냥이들이 내는 갸르릉 소리와 따뜻함으로 인해 왠지 올해는 조금 덜 춥게 이 겨울을 날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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