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J Anne Aug 18. 2024

아들은 애인 생기면 끝이라면서요?

일상에서 톡톡 터져 나오는 너의 사랑 고백을 언제까지 받을 수 있을까?

사랑이 많은 아이들이다.

내가 태어나서 가장 잘했다고 나를 궁디팡팡 해주고 싶은 일 첫 번째는 남편을 만난 일이고!!

두 번째는 남편과 함께 두 아이를 낳은 일이다. 낳아보기 전에는 이렇게 예쁘리라고는 상상도 해본 적이 없다. 나는 아이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고 심지어 결혼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남편도 나에게 절대로 뒤지지 않는 것은 그도 아이를 정말 싫어했다. 연애할 때 어떤 날은 우는 아이를 보다가 발 밑에서 왔다 갔다 신경 쓰이는 아이들이 보이면 뻥 차주고 싶다고 했을 정도의 사람이었다. 물론 성숙한 어른으로서 절대로 해서는 안될 말이기는 했지만 철이 없었다고 생각해 주자. 지금은 전혀 다른 사람이니까.


1호를 낳고 나서는 우리 아이든 다른 아이든 아이들만 보면 하회탈이 될 정도로 눈웃음을 짓는가 하면 세상 모든 아이들이 다 예뻐 보인다고 하는 사람으로 변했다. 가끔 내가 결혼한 사람이 이 사람이 맞나 싶을 때마저 있을 정도다.


또 하나 남편과 내가 잘 맞는 점 중에 하나는 애정 표현과 스킨십이었다. 살아가면서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싶게 사랑 고백을 하고 살을 맞대고 부벼대는 부부로 살아가고 있고, 아이들도 그런 애정 표현을 태어나서부터 이제껏 받고 있다.


그 덕분일까? 우리 아이들은 어딘가에서 하트 모양을 발견하면 신이 나서 소리친다. 물론 함께 발견하고 나면 나는 꼭 아이들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넌지시 던지곤 한다. 이렇게 삶에서 종종 보물찾기 하듯 선물 받는 사랑 고백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그러다 불현듯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

‘아들은 애인 생기면 끝이라는데… 에효… 어릴 때, 지금 나에게 사랑 고백을 해줄 때 마음껏 즐겨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마음속에 살짝 아쉬움으로 드리운다.


우리 시어머니도 그러셨겠네… 하며 내심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멀리 해외로 꼬셔내 온 것에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얼마나 아쉬우셨을지… 옆에 있어 보고 있어도 아쉬울 아들인데 말이다.

그래서 잊지 않고 기억에 남겨놓으려 이 글을 적는다.


오늘 아이들과 아이쇼핑 나들이를 할 겸 갔던 IKEA에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동생의 와플콘을 잘라서 컵에 넣어주었다. 이때 아이스크림에 빠진 과자가 하트 모양이라며 우리에게 하트 뿅뿅 눈동자로 보여주던 너를 잊지 않기 위해.


지워지지 않을 기억으로 새겨 놓기 위해…

오늘 받은 너의 사랑 고백을 살포시 마음에 한 번 더 새겨 넣는다.


#나크작 #앤크작 #작가앤

#아들육아 #육아일기 #육아 #호주육아일상 #호주일상 #호주육아

#아들의사랑고백 #사랑고백 #나중에후회말고 #지금즐기자 #맘껏사랑해줄께

#아이스크림에피어난사랑


매거진의 이전글 호주에서 태어난 내 아이에게 한국은 어떤 나라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