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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태양 Jan 23. 2024

투고 그리고 출간 계약

초보 작가의 출간 계약 성공 이야기


2023년 12월 말에 3차 퇴고까지 마쳤다. 

원고를 열흘 넘게 고이 가지고 있다가, 올해 1월 둘째 주에 투고를 시작했다. 초보 작가는 가능한 많은 출판사에 투고를 해야만 했다. 

새벽 루틴을 마치고, 오전 6시 넘어서 출판사에 하나씩 메일을 보냈다. 단체 메일은 절대 금지다. 받는 입장에서 반가워할 리 없다. 첫 번째 출판사에 메일 보내던 순간이 잊히지 않는다. 두근두근 손까지 떨렸다.  파일이 잘못 올라간 건 없는지, 오타가 있는지 재차 확인했다. 많은 곳에 보내다 보니 투고하는 시간도 꽤 걸렸다. 단순 작업인데도 내내 긴장했다.

투고를 끝내고 오전 8시, 아이들을 깨우고 아침을 차려줬다. 출근 준비 하다가 방으로 들어왔는데, 두 번의 부재중 전화와 한 통의 문자가 와 있었다. OOO 출판사 대표라고 소개하면서, 전화 좀 달라는 내용이었다.

'어머! 이게 무슨 일이야. 벌써 연락 온 거야?'

믿기 힘들었다. 아무 데서도 연락 안 오면 어쩌나 걱정했다. 아직 마음의 준비도 안 되었는데 연락이 바로 올 거라는 건 내 예상 옵션에 없었다. 투고한 지 2시간도 채  안돼서 첫 번째 러브콜을 받았다.

아이 학교 보내 놓고 출근 전에 OOO출판사 대표님께 전화했다. 출판사 대표님은 원고가 좋다고 계약하고 싶다고 했다. 젊은 나이에 열심히 잘 살아온 것 같다고 칭찬도 해주셨다. 일반인도 아닌 출판사로부터 칭찬을 들으니 마냥 기분이 좋다기보다는, 어쩔 줄 몰랐다. 뭔가 부끄러웠고, 이렇게 출판사와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실감이 안 났다. 


출근해서 일하는데 또 다른 출판사에서 메일이 왔다. 계약하자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늦은 오후, 또 다른 출판사에서 전화를 받았다. 투고 첫날, 나는 총 세 곳의 출판사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물론 그중 한 곳은 자비 출판을 제안해서 처음부터 거절을 했지만 말이다.

"저는 기획출판을 원하고 있어서요. 그렇게 큰 비용을 들여서는 할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얼른 전화를 끊으려 했지만, 출판사 대표님은 통화를 더 원했다. 자신과 계약 안 해도 된다고 했다. 단지 원고 보고 열심히 살아온 내가 궁금했다고 했다. 최근 에세이 형식의 투고가 많은데 이렇게 전화 잘 안 준다면서, 나와는 통화를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나중에 궁금한 점 있으면 언제든 연락을 달라고 했다. 말씀만으로도 감사했다. 계약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내가 쓴 글을 좋게 평가해 주었고 내가 살아온 길에 응원을 보내준 그 대표님의 말씀이 내게 큰 힘이 되었다.


출발이 좋았다. 운이 좋았다. 투고하고 출판사의 답변을 기다리는 시간이 매우 짧아서 스트레스받을 일이 없었다. 이후에도 괜찮은 조건의 출판사 몇 곳에서 연락을 받았다. 출판사마다 계약 조건이 모두 달랐다. 내가 좋은 곳으로 고를 수 있다는 게 다행이었다.


지난 6개월간의 내 노력이 이제 결실을 볼 때다. 나는 원하는 출판사와 계약을 했다. 이제 책 출간만 남았다. 내가 책을 썼다는 것, 그리고 곧 출간될 거라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작년 5월, '해 볼까?'에서 '해 보자'라고 마음먹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무슨 일이든 '해 보자'라고 마음먹으면 된다. 그리고 끝까지 하면 된다. 내 인생에는 없을 줄 알았던, 내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책을 썼다. 작가가 되었다. 나는 이 노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꿈을 또 꿔본다.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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