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의 여름,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 학교로부터 집까지 걸어오는 그 시간
뜨거운 해가 내리쬐고 송골송골 땀이 맺히고
당시에는 언덕 위에 있는 집에서 살고 있었기에
어른이 된 지금 단숨에 오르는 그 언덕을
그 당시에는 헉헉 거리면서
만리길을 가듯이 힘들어했었지
그래도 한 고비를 넘기고
현관문을 열면 시원한 집의 공기가 날 반겼다
그렇게 집에 와서 신발을 벗고 그대로 가방을 내려놓고
바닥에 드러누워서 온몸으로 집의 냉기와 시원함을 맛보다 보면
어느새 살짝 잠이 든다
잠에서 깨는 건 노을이 지려하면서 창문으로 그 빛이 들어와
내 눈을 흔들어 깨울 때였다
시원하고 달콤한 짧은 낮잠을 자고 나서 부스스하게 눈을 뜨면
뽀얀 공기와 빛, 그리고 흐릿한 집안의 잔상
그게 나에게는 여름에 누릴 수 있는 최상의 휴식이었다
어른이 된 지금, 난 그 행복이 가끔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