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나쁜 느낌이었다
또다시 울렁거리고
죽고 싶을 만큼 무기력한 자신과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서성이는 내 발과
아무 생각도 아무 감정도 없는 내 머리는
오늘도 텅 빈 채 그렇게 걸었다
발을 질질 끌어대며 걸어가다
잠시 해가 뜨거워 올려다본 하늘은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가
언제나 그렇듯 나는 물었고
그에 대한 대답은 흐릿했다
산들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 그 생각을
차마 잡을 수는 없어 그냥 놓아주었다
붙잡아도 스르르 빠져나갈 것을 알기에
나의 행복을 바라는 이가 있다고 들었다
이런 나도 행복해도 될까
어떻게 하는 게 내가 행복한 걸까
나는 길을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늘 그렇듯 나는 또 길을 잃었다
모든 것이 불안정한 20대 초반의 어른의 모습이란
원래 이렇게 형편없는 걸까 아니면
나만 이렇게 형편없는 걸까
나도 근사한 사람이 되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
확신을 가졌던 것들은 모두 불확신으로 바뀌어
나에게 끝없는 의심만을 심어주었다
희망은 어둠 가운데 빛 같아서
내가 꼭 끌어안아도 어둠으로 퍼져 사라지는 것 같아 보인다
분명 잘 지키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러면 분명 여기 내 것이 있어야 하는데
내가 안고 있는 건 텅 빈 곳
나만 움켜쥐어 팔과 손에 난 자국들 뿐
지금의 나는 희망을 찾을 수 없어 보인다
다시 한번 여정을 떠나서
희망을 다시 품고
이 어두운 세상을 걸어갈 수 있게
그렇게 만들어 줘야 하는데
쉽지가 않네
그래도 조금만 쉬다 보면
그러다 보면 언젠가
언젠가는 다시 일어나서
빛을 다시 찾을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지금 잠깐동안 어둠이면 어떠한가
내일 다시 빛을 따뜻이 품고 있을 수도 있으니
희망은 어둠 속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이런 식으로 계속 외치고 있나 보다
날 다시 찾을 수 있다고
나는 오늘도 그 말을 믿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