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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킴 May 11. 2021

추억 일기 : 대학 이야기 24

우정의 기운

대다수 친구들은 날이 갈수록 곱게 성숙해간다.

누군가는 늙어간다고 하고 누군가는 익어간다고 했다.

표현과 감성의 차이지만 뭐 그리 대수이겠는가?

그래도 우리는 인생을 아름답게 채워가야 한다.


대학교 동기들과 즐거운 만남이 이어지고 있기에 제법 녹진하게 늙어간다고 생각된다.

생각해보면 우정이나 사랑도 숙성만 잘 되면 풍미가 오래가기 마련이다.

세월에 묻히면 장 맛만 좋을 것 같은가? 인생의 맛도 풍성해진다.


작년에 함께 정한 해외여행 플랜은 대만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지연되고 있는데 내년에는 갈 수 있으려나.


병어

전주에서 식객 허영만 선생의 ‘향리’ 방송분을 우연하게 보았던 기억을 되살려 모임 장소로 추천을 했다.

주 메뉴는 <병어찌개>이었고 혹시나 병어를 싫어하는 친구들이 있을지 몰라서 생대구탕도 함께 준비해달라고 했다. 역시 '명불허전' 병어와 호박의 조화가 예술이었다.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편어扁魚 속명 병어甁魚’라는 것이 실려 있는데 등과 배가 불쑥 나와 그 모양이 사방으로 뾰족하고 길이와 높이가 거의 같고 입이 극히 작다고 묘사하고 있다. 또 그 맛이 좋고 뼈가 연하여 회·구이·국에 좋다고 하는데 병어는 고급어종이며 맛이 담백하다.

엄마가 어릴 적 해 주시던 솜씨가 기억난다. 병어찜으로 추정되는데 엄마는 다른 부식은 몰라도 생선의 경우는 대물을 선호하셨다. 덕분에 우리 가족들은 생선에 대한 맛난 기억들이 많이 남았다.


병어는 머리와 꼬리 부분이 작고 살이 튼실하게 채워져 있는 몸체가 대부분이어서 신체 비율의 부조화이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맛만 좋은 걸.



대박 기원

장성 모임의 대들보인 친구가 회사와 물류창고를 확장 이전하여 축하모임이 있었다.

관점으로 판단하자면 부부가 함께 진행하는 사업은 이상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

서로의 장점을 살려주고 단점을 매워주는 효과적인 측면이 있다.

가족사업의 특성상 우선 부부가 주춧돌을 놓고 시작하다가 사업규모가 커지면 사무실과 창고를 이전하는데 매우 바람직하고 이러한 부부 사업가들이 주변에 보인다.

많이 부럽기도 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비춰진다.

부디 오손도손 사이좋게 王대박을 기원하오.


러브샷

얼마 전부터 지인들의 부부를 만나서 술자리가 연결되면 내가 러브샷을 강요하기 시작했다.

러브샷은 주변인들의 기분을 흐뭇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부부가 주인공이며 배려와 존경의 마음이 담겨야 아름답게 나온다.

특성상 한쪽이 서두른다고 될 일이 아니며 혼자만 먼저 마셔 버리면 남은 한쪽이 뻘충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서로의 배려가 필요하고 입맞춤도 필요하다.

이렇게 합을 맞추다 보면 잊힌 좋은 일도 생각이 나고 때론 불편함도 묻어갈 수 있는 것이다.


인생은 결국 서로에게 눈맞춤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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