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특별한 나라다. 모든 게 기적이고 매직인 나라다. 식민지에서 벗어나고 전쟁의 참화를 겪고도 최빈국에서 선진국까지 진입한 유일한 나라다.
참 특이한 나라다. 매년 노사파동이 일어나도 전자 자동차 조선산업이 세계 탑클래스다. 몇십 리 밖에 핵무기를 가진 적대국이 있고 수시로 공갈 협박해도 눈 하나 깜박 않고 일상생활을 하는 나라다.
참 특별한 나라다. 야당이 정부 예산 삭감하고 탄핵 남발한다고 대통령이 계엄령을 내려 군인들이 국회로 진입한 나라다. 무장한 계엄군을 보고도 시민들이 겁을 안 내는 나라다.
참 특이한 나라다. 총 한 발 쏘지 않고 폭력 없이 몇 시간 만에 법에 따라 평화롭게 계엄령이 해제되는 나라다.
한국이 하면 뭐가 달라도 다르다. 다른 나라와 똑같으면 어떻게 한류가 생겼겠는가. 영화 드라마 노래 웹툰이 독특하니까 세계로 뻗어나간 것이다. 한류(K-Movement)가 뻗어 나가면서 이제는 모든 분야에 K가 붙고 있다. K-팝, K-드라마, K-후드, K-패션 등등 K 바람이 거세다. 한류를 타고 노벨문학상 수상자까지 나왔다. 이제는 K-계엄령까지 나오려는가?
단군 이래 국격과 국가 브랜드 파워가 이렇게 높은 적은 없었다. 우리 민족이 이렇게 잘 먹고 잘 입고 잘살아 본 적이 없었다. 한강의 기적이다. 산업화 세대나 민주화 세대나 우리나라가 이처럼 발전한 것에 자긍심을 느낀다. 우리가 선진국에 진입한 것이 경제발전 덕분이냐 민주발전 덕분이냐 하는 논쟁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싸움일 뿐이다. 산업화 세대도 민주화 세대도 보수도 진보도 모두 대한민국 역사발전의 주역이다.
이제 조금만 더 노력하면 일류선진국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턱까지 왔다. 모든 분야가 인공지능 우주산업 생명산업 뉴미디어 등 새로운 문명에 도전하고 있는데 정치인들만 시대착오적인 투쟁을 일삼고 있다.
거대 야당은 의석수를 바탕으로 사사건건 국정을 가로막고 있다. 정부 여당에서 국정성과를 낼까 봐 조바심까지 내고 있다. 정권을 되잡으려면 상대진영이 잘하면 불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툭하면 고소, 고발, 특검, 탄핵몰이를 한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삼권분립은 안중에도 없다. 이제는 예산을 삭감하고 감사원장을 탄핵시키겠다고 달려들고 있다. 국민보다 정권 창출이 우선인 권력투쟁에 매진하고 있다.
'윤석열 퇴진 부산행동'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고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정부 여당은 고집불통이다. 야당이 죽기 살기로 대들면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대든다. 국회에서 야당이 법안을 의결하면 거부권을 행사하며 맞선다. 장관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부적격으로 거부당해도 임명을 강행한다. 기분이 나쁘다고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거부한다.
여야가 힘겨루기를 계속하니 고통스러운 건 바로 국민이다. 여야 모두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정치인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있다. 국익에 보탬이 안되고 국격을 깎아내리고 있어도 높은 세비를 받고 온갖 특권은 다 누리고 있다. 모두 척결 대상이다.
정치인 못지않게 국민을 괴롭히고 국익을 깍아 먹는 자들이 또 있다. 정치 기생충이다. 여야 정치권에 기대어 각종 이권을 챙기는 악질들이다. 명태균 같은 정치브로커 뿐만이 아니다. 정치권에 빨대를 꼽고 살아가는 대학교수, 언론인, 시민단체,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모두 공공 기생충이다. 이들은 이념이나 신념이 있는 게 아니라 이권만 챙길 수 있으면 여야를 넘나들고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선거의 나라다. 대선 총선 지자체장 선거 보궐선거 등 장(場)이 계속 선다. 정치 기생충 산업이 이제는 규모가 커지고 종사자가 많아져서 국가 기간산업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정치 기생충 또한 박멸의 대상이다.
대다수 국민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데 정치 분야만 퇴행적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 많은 국민이 정치개혁을 원하는 상황이 되었다. 사법처리 대상자들이 국회의원이 되어 판검사를 탄핵하고 감사원장을 탄핵하겠다는데 언제까지 두고 보겠는가? 조만간 사법처리가 될 것이고 안되면 선거를 통해 심판을 해야 한다. 그동안 진보고 보수고 국민 뜻을 거스르면 반드시 선거를 통해 심판해 왔다. 이것이 한국적 민주주의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계엄령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정치 초보인 대통령이 번개처럼 정국을 뒤집는 자살골을 넣고 말았다. 참으로 엉뚱하고 뜬금없는 일이다. 결과는 ‘숏폼’처럼 끝나고 말았다. 시작과 끝이 최단 시간 SNS드라마다. 전 세계인들을 경악시키고 감탄시킨 K-계엄령이다.
역시 한국은 특이한 나라다. 무너질 것 같아도 되살아나는 저력이 있다. 위기를 겪고 나면 몇 단계씩 더 성장하는 위기극복 DNA가 있다. 계엄령 파동조차도 발전의 계기로 삼게 될 것이다.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대한민국처럼 계엄령을 내렸다 해제하는 나라는 없다. 참 특이한 나라다. K-계엄령까지 창조하다니 참 특별한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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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프로필
윤은기 칼럼니스트는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경영학 석사, 인하대학교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차관급),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총장, 서울시공무원면책심의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 대한민국 백강포럼 회장, 백소회 회장, 공군정책발전자문위원장, 도산애기애타지도자아카데미 학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방송활동으로 KBS 제1라디오 ‘생방송 오늘’, EBS TV ‘직업의 세계’, MBN TV ‘알기 쉬운 경제이야기’ 등이 있다.
주요저서로는 <협업으로 창조하라(2015)>, <대한민국 국격을 생각한다(2010)>, <매력이 경쟁력이다(2009)>, <時테크 시간창조의 기술(1992)>, <정보학 특강(1987)> 등이 있다.
수상경력으로 ‘공군을 빛낸 인물(2015)’, ‘대한민국공군전우회 자랑스러운 공군인(2015)’, ‘제9회 한국HRD대상 CHO부문 대상(2011)’, ‘홍조근정훈장(2009)’, ‘산업교육대상 명강사부문(1997)’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