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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져라 금붕어똥

by 골디락스

<우리 가족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라는 책을 냈다. 우리 부모님이 한없이 자상한 분이었다면 이런 책이 안 나왔을까. 천만에.


수녀원에 들어갔다면 <우리 수도원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라는 책이 나왔을 거고, 직장 생활을 했다면 <우리 팀장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가 나왔을 거다. 귀농했다면 <우리 이장님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이장님이 무척 좋은 분이었다면 <우리나라 농촌 정책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가 출간되었을 것이다.

불만을 가졌던 이유를 생각해 보니 부모에게 의지했기 때문이었다. 상대에게 의지하지 않으면 미워할 이유가 없다. 의지하는 이유는 불안하고 약해서.


뿌리가 내 안에 있으므로 해결되지 못한 문제는 금붕어 똥처럼 나를 졸졸 끈질기게 쫓아다닌다. 가족이 문제라면 수도원으로 도망갈 생각 말고 가족 안에서 해결점을 찾아본다. 수도원이 문제라면 수도원 안에서 타협점을 찾아본다. 세상으로 도망갈 생각하지말고. 언제나 내 앞에 놓은 크고 작은 현실적인 괴로움들을 하나씩 해결하며 살아가자고 다짐한다. 고상한 척 핑계 대며 헛소리하거나 도망갈 생각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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