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보고 있는 건 꽤 단조로운 장면들이다.
누군가 이런 걸 두고 감정에 이름을 붙이라고 한다면 두 손 두 발 걷고 손사래를 칠 참이다.
그 시간을 투자해 클래식한 음악을 듣겠다.
공원 한 가운데서 우렁차게 울어대는 매미의 울음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구색을 잘 갖춘 오케스트라의 한 구다리에 포함되기라도 한 양 흥이 난다.
이런 기분에 대하여 그 녀석이 알까?
연극은 끝났다. 끝나 버린지 오래인지도 모른다.
어떠한 감흥도 느끼지 못한 채 관객석을 지키며 외로운 외줄 타기를 하는 이들을 향해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콜라를 끝까지 마시는 인내심을 발휘하고도 응원의 미소를 보낸다면
너는 여전히 답답하다고 하겠지. 그리고 나는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바닥을 드러낸 콜라잔을 두 손으로 쥐고는 얼음을 입 안으로 가득 넣고 이리저리 굴려 본다.
빨대를 질겅질겅 씹으며 다음 장을 기다린다. 훌쩍 여행이라도 떠나자고,
아무 곳이나 털썩 주저앉아 버리자고. 숨이 끊길 듯 전력을 다해 달려보자고.
입 안 가득 맴도는 말들을 내뱉지 않은 건 네 허영 탓이라며 엉엉 울어도 끝내 뒤돌아보지 않을 것이다.
빈틈없이 굴러가기 시작한 관계에 대하여 철없는 진솔함을 읊다가 무너져 내린 우정이 떠올랐다.
나는 손을 휘휘 저어 골라내던 감정들을 차곡이 다져 주었다.
그 진부하기 짝이 없는 판에서 허세 부릴 시간에 망가진 전구나 갈아주면 오죽 좋겠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