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라이킷 54 댓글 22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스토리 크리에이터
선정을 축하받았다.

by 방혜린 Feb 20. 2025
브런치 글 이미지 1

바쁜 오전을 보내고 한숨 돌리며 내 영혼의 단짝 커피를 한잔 마신다. 

나는 한여름에도 아아(아이스아메리카노)는 안 마신다. 

커피의 향 때문이다. 

막 내린 커피에서 코를 매혹하는 향기는 커피를 끊어내기 힘든 이유이다. 

첫 한 모금 크리미한 크레마는 긴장을 무장해제 시킨다.

싱글원두의 종류나 블렌딩 한 원두, 로스팅, 원산지등에 따라 구수하고 쌉싸롬하면서 수백 수천 가지의 맛을 내는 요물 같은 음료이다. 

한 겨울 뜨아(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목구멍을 타고 위를 지나 단전까지 각 기관들이 몸속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듯 온몸을 지나며 데워준다. 

기분이 좋다  

   

이야기가 옆길로 또 새고 말았다. 나는 왜 

주절주절 할 이야기가 이렇게 많은 건지.....?!?! 

  

브런치 글 이미지 2

여유를 찾고 브런치스토리 앱에 들어가 본다. 

오른쪽 상단에 종모양 옆에 반가운 조그만 초록색 점이 보인다. 

이것 좀 크게 찍어주지!! 요즘은 노안이 와서 가끔 헛것도 보이지만 오늘은 확실하다.      

몇 개의 반가운 라이킷과 뜻밖에 메가폰모양 공지가 있다.

‘스토리 크리에이터 선정을 축하드립니다.'

축하? 좋은 거네~~ 일단 기분이 또 좋다.     

브런치 글 이미지 3

내 브런치 스토리에 필명 지을 생각도 못하고 이니셜로 만든 대문밑에 형광노란색 s 모양 뱃지도 생겼다. 

와우기분 완전 좋다.  

   

초등학교 6학년 2학기를 다 마치고 졸업을 앞둔 우리는 수업도 없이 날마다 자습을 했다. 

여자 아이들이 삼삼오로 친한 친구끼리 난롯가에 모여 앉아 종일 도란도란 이야기를 했다.

주로 내가 이야기를 해 준 기억이다. 하루는 한 친구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혜린이 너는 이야기를 참 재밌게 한다.
똑같은 이야기도 네가 하면 더 웃겨.

이 날 이후 나는 매일 집에 오면 다음날 학교에서 무슨 이야기를 재미있게 할 것인가가 인생 제일 큰 고민거리였다. 생각해 보니 내가 들은 이야기, 지어낸 이야기, 책에서 본 이야기들을 손짓 발짓과 의성어 의태어를 섞고, 표정까지 지어가며 실감 나게 이야기할 때 열심히 들어주는 친구들이 나를 행복하게 했다. 

날마다 친구들의 기대에 부흥하고 싶었다. 

그때부터 나는 이야기 꾼이었나 보다.     


사실 고백하자면 브런치스토리에 저런 뱃지가 있는지도 몰랐다. 

찬찬히 읽어보니 도서, 전문분야, 인문, 푸드 등등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가 있었다.

나는 그중 스토리 크리에이터가 된 것이다. 


‘오모나 오모나 이게 웬일이야? 

이런 일도 다 있네 ‘    

 

하긴 처음 브런치스토리 작가도 선정 메일을 받았을 때도 똑같은 반응이었다. '오모나 오모나'

그냥 글을 쓰는 건데 자꾸 나에게 무슨 일이 생겨난다. 신기하다. 쓰는 삶이 내게 가져다준 변화이다. 매일이 기대된다. 또 무슨 일이 생길지...     

힘을 좌악 빼고 글을 쓰다가 쓰는 거에 욕심을 내려하니 요즘 쓰기도 어렵고 글 쓰는 게 살짝 부담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었다. 그런데 오늘 스토리 크리에이터로 선정되니 뭐라도 계속 막 쓰고 싶다.   

   

‘이런 제주 구좌당근 같은 동기부여 

브런치 스토리팀 마구마구 칭찬해~~~~’     


무슨 기준으로 무슨 이유로 선정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나는 말하고, 쓸 때 즐겁고 행복한 걸 보면 이야기 꾼, 스토리 꾼은 맞는 것 같다. 

    

나이가 드니 말하는 게 힘이 든다. 오랜만에 지인들을 만나 반나절 수다를 떨고 나면 기진맥진 목까지 아파온다. 말은 또 잘 못하면 실수로 이어 기지도 한다. 하여 요즘은 글이 더 편하다. 글은 쓰고 나서 수정을 할 수도 있다. 남겨지는 것이니 한번 더 생각하여 쓰게 되고 자연스럽게 말보다는 실수도 줄어든다. 

     

브런치 글 이미지 4

마실 가듯 한 번씩 들러보는 지담북쌀롱 카페에서 오늘 멋진 글을 발견하였다.     

‘마치 어느 누구도 나 이전에 다루지 않은 듯이’ 모든 소재를 다루면 좋겠는데...

데카르트가 ‘영혼의 정념들’ 서론에서 제안한 것이라고 한다.


나는 내 이야기를 쓰는 이야기 꾼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룬 같은 소재도 내 이야기는 나 이전에 다룬 적이 없을 것이다. 하여 나는 계속 내 일상을 처음 다루듯 이야기하려 한다.    

 

그리고 저 뱃지 갑자기 많이 갖고 싶어졌다.

‘푸드분야 전문분야 도서분야 등등 도전해서 뱃지 콜렉터가 되어 볼까?’ 하는 엉뚱한 상상도 혼자 하며 실실 웃어본다.

도저언!!!!! 화이팅!

매거진의 이전글 페르시안 고양이 이브 근황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