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해 나는 계속 달리며 살아왔을까,
요즘 나의 블로그 글은 전부 에세이 위주로만 쓰기에 네이버에 노출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육아에 관한 것들을 닫아 놓았음에도 방문자가 200명 가까이 되는 것을 보며, 사람들은 내 블로그를 뭐를 보고 들어오나 봤더니 유아식과 육아 관련이다. 작년 이맘때쯤 1일 1포스팅을 빼놓지 않고 100일간 꾸준히 했다. 그 이후로는 일주일에 3-4포스팅은 무조건 했었던 듯하다. 육아 인플루언서를 목표로, 수익화를 위해, 또 엄마라는 이름 뒤에 나를 빛나게 해 줄 것만 같았던 육아 인플루언서라는 타이틀을 위해서 말이다.
블로그를 쓰는 것은 즐거웠지만, 육아 인플루언서 합격을 위해 포스팅을 했던 시간들은 그리 행복하진 않았다. 내가 쓰고 싶은 블로그가 어느 순간 키워드를 찾고 사진을 편집하며 시간이 나면 블로그에 매진했던 그런 날들이 어느새 의무적으로 변했을 때 재밌지 않았다. 사실 나는 가계부를 쓰고 육아에 관련된 것은 가끔 올리며 그렇게 사는 것이 더 즐거웠다. 계속해서 떨어지는 육아 인플루언서는 나의 좌절감을 한껏 맛보게 해주었다. 24년 3월부터는 나는 육아 관련된 블로그를 쓰지 않았다.
지금도 육아에 관련돼서 임시저장된 글만 20개가 넘지만, 아마 당분간은 안 쓸듯 하다.
육아 인플루언서에 떨어져서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있어 보이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내가 즐거운 것을 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이 즐겁다. 육아 인플루언서에 붙기 위해 애쓰고 애썼을 때보다 즐겁다. 일 방문자가 매일 같이 천명이 넘었을 때보다, 협찬 문의가 들어왔을 때보다, 즐겁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참 마음 편하고 좋다.
한 달 전쯤인가, 아이를 임신했을 때부터 시작했던 인스타 계정도 삭제했다. 사실 인스타는 이전부터 삭제를 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블로그 체험단을 하다 보면 인스타도 할 경우 더 가능성이 많아지기에 삭제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미련 없이 삭제했다. 인스타라는 공간 자체가 나에게는 언제부터인지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 되기 시작했다.
<나 이만큼 열심히 살아, 나 이만큼 열심히 모았어, 오늘도 이렇게 열심히 유아식 해주고 아끼고 있어 나 멋지지?>라는 걸 인정받으려는 듯이 말이다.
습관처럼 열었던 인스타도 삭제해 버리니, 정말 이게 있긴 했던 거야?라는 생각이 들듯 생각이 하나도 안 난다. 다시 들어가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이 편할 뿐.
요즘 내가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은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할수록 편안하다는 마음이다.
나는 정리할수록 편안해졌다. 사람 관계도, sns도, 또 내가 무엇을 할 때 마음이 편안한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추려보고 정리하니 불편한 감정이 적어졌다.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삶으로 치장하기 위해 떠밀었던 게 나에게는 인스타였던 것 같다. 그걸 없애버리니 마음은 한결 가볍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니라, 그저 내 마음이 편안한 삶, 나는 지금이 좋다.
주말에 임장을 가고 부동산을 공부하고, 자금을 모으며 가계부를 쓰고 정리하는 지금이, 주부로 살며 내가 느끼는 감정을 거침없이 블로그에 쓰는 지금이 나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