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벌이면 10만 원은 저축하냐? 와이프 편의점 아르바이트라도 하라고 해라
남편 회사엔 노총각 김과장이 있다. 40대 중반으로 알고 있는데 남편 말 들으면 아주 가관이다.
일화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부터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얼마 전 퇴근한 남편이 씩씩 거리며 들어왔다.
"왜 회사에서 무슨 일 있었어? 왜 그리 화가 났어?"
"아니 우리 회사 노총각 과장 있잖아... 아 진짜 열받아서 싸울 뻔했는데 다른 동료가 그 사람 말 무시하라고 해서 다행히 싸우진 않았어"
이야기는 이러하다. 노총각 김과장 놈이 남편한테 <너희 집 외벌이냐?>라고 물어봤다고 한다.
그래서 남편이 외벌이라고 말하니 노총각 놈이 <왜 외벌이야? 아기 어린이집 다닌다며? 그럼 와이프 일 하라고 해 오전에 편의점 알바라도 하라고 해>라고 했단다.
그 말에 남편이 "과장님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시네요, 아기 어린이집 간다고 그 곳에 아이가 하루종일 있는 게 아니에요. 정말 모르시네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니 김과장 놈 지가 뭐라고 남편도 나한테 일하라 마라 안 하고 있는데 어디 하나 모자란가 남의 집에 감 놔라 배 놔라 하고 있는지 진짜 웃기는 놈이다.
남편이 살짝 욱 해서 싸울 뻔했는데 직장 동료가 남편을 잠시 불러 <저 사람 원래 저러잖아 아예 귀담아듣지 말아>라고 말했다고 한다. 남편도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생각으로 생각 없이 말하는 사람 말에 대꾸도 안 하기로 했단다.
그렇게 말하는 남편에게
"아니 그 사람 진짜 웃기네? 지가 뭔데 남의 와이프 일하라 말아라야? 결혼도 안 해보고 아이도 안 키워봤으니 그런 말 쉽게 하지, 오빠 신경 쓰지 마 그냥 부러워서 그렇게 말하는 걸 지도 몰라"라고 말이다.
남편도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단다.
남편 회사 김과장 놈의 오지랖 두 번째 일화
어제는 남편이 웃으면서 말했다.
"우리 회사 노총각 있잖아~ 그 사람이 어제는 나한테 이렇게 말하더라?"
"응 뭐라고 했는데?"
<너네는 아기도 있고 너 혼자 버는 외벌이니 저축도 잘 못하겠네 한 달에 10만 원은 하냐?> 김과장 놈의 오지랖은 우리 집 저축까지 와있었다.
그래서 남편이 "아니요, 저희 집 월 200씩 저축하는데요"라고 말했더니 눈이 아주 휘둥그레지면서
<오? 200만 원? 나랑 똑같이 하네>라고 했단다. 자기 생각엔 아기 있는 집 외벌이라 저축도 못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이 해서 놀랐겠지.
거기서 우리 남편이 한방 먹였다.
"과장님은 저보다 더 버시고 혼자이신데 더 하셔야죠 왜 200만 하세요"라고 말이다.
그 김 과장 놈은 아무래도 자존감부터... 정신까지 어디 이상 있는 사람 아닐까 싶다. 그러지 않으면 3인가족 외벌이로 사는 남편에게 <너네 집 저축 월 10만 원은 하냐?>라는 말을 할 수나 있을까. 아님 우리 남편한테 뭐 질투심이 강하게 있던지.. 어디가 잘못돼도 크게 잘 못된 사람이다.
남의 가정 보험료는 얼마 내는지는 왜 묻고, 오지랖이 참 넓은 사람이다. 40살이 넘도록 장가를 못 간 이유가 있다면 그 허접한 오지랖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마음을 곱게 써야 고운 사람이 내 곁에 오듯 심보를 못되게 써먹고 사니 결혼을 못 하는 걸지도.
남을 깎아내리면서 자기 우월을 찾으려는 사람은 자기랑 비슷한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오히려 상황이 안 좋을 것 같은 사람과 비교한다. 이미 이것부터가 자존감 세게 낮다는 것을 보여주는 꼴이다.
김과장 놈이 생각하기에 남편이 3인가족 외벌이라 월 저축 자기보다 못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자기만큼 해서 얼마나... 짜증이 났을까. 외벌이라고 남의 와이프한테 함부로 일해라 오전에 편의점 알바라도 해라라고 말했던 김과장아 적어도 너보다는 많이 모으고 너보다는 자산 많을 것 같다.
친절한 금자 씨의 <너나 잘하세요>라는 말이 괜히 유행된 게 아니다.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오지랖 넓은 사람들이 존재하니 그 말이 유행될 수밖에.
노총각 김과장 너에게 말해주고 싶다 "너나 잘하세요"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