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이미 Nov 10. 2023

풋살 3년차 맞나요?

경기장에서 뛰지를 않는데 전략전술이 무슨 의미가 있어?” 예선 2  경기에서 2:1 패한 코치님이 담담하게 말했다침묵이 흐른다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도통 모르겠다곁눈질로 코치님의 굳은 표정을 보니 집에 도망가고 싶었다 경기도 2:0으로 패한 뒤였다 상대가  팀이라는 소문에 괜스레 기가 죽었는지 다들  몫을 하지 못했다 경기 코치님의  튀기는 피드백이 이어졌다충분히 잘할  있다는 응원과 함께 두번째 경기는 무조건 이기자고 호기롭게 들어갔건만결국 졌다



두 번째 경기 스코어 2:1. 결과만 보면 박빙의 승부를 했나 싶겠지만 경기를 하다 말고 끝난 느낌이  만큼 찝찝함이 가득했다모두가 그랬다특별히  잘못했는지   없었고 체력도 남아있었다. “뭐가 문제인지 알아해볼 만하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제대로 뛰질 않아이번 경기는 정말 못했어 경기보다 ” 2번째 팀은 우리와 비슷한 실력이라고 여기고 대충 했다는 뜻이다간절함은 찾아볼  없고 하지 말아야  실점을 2개나 했다최후방에서 수비와  배급을 맡는 포지션 ‘픽소(Fixo)’ 맡은 팀원도 불만을 토로했다. ‘픽소(Fixo)’ 축구로 따지면 수비형 미드필더중앙 수비수다. “ 아무도 내려 오질 않아 혼자  막을 수가 없잖아” 역습을 당했을  수비를 위해 팀원들이 빠르게 백코트를 하지 않은 탓이다혼자 공격수 여럿을 상대하다 실점을 했으니 화가  법도 하다


<*풋살 용어 대부분은 스페인어로 되어 있다풋살이 1930년대 우루과이에서 창안됐고 남미와 스페인에서 흥행했기 때문이다반면 축구는 영국에서 태동했기에 대부분의 용어가 영어로 이루어져 있다>



내가 대단한  바라는  아니잖아최소한 직선으로라도 왔다 갔다 뛰기라도 해야지” 코치님이 다시   뼈를 때린다윙어인 ‘아라(ALA)’ 내게 해당하는 말이다. ‘아라(ALA)’  사이드 측면에 위치하는 포지션으로 미드필더의 역할을 한다중앙으로 이동해 상대의 수비에서 빠져나와 전방 공격수에게 볼을 연결해 주거나 직접 득점할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하나 중요한 능력은 체력이다 측면에서 하프라인을 오가며 공격과 수비 모두에 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그런데 나는 공격하러 나갔다가 빠르게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다 다반사다왜냐고체력이 달려서힘이 들어서 말이다.


힘들어도 해야 끝까지!” 허리가 접힌  가쁜 숨을 몰아 쉬는 나를 향한 코치님 목소리가 들린다    맞다힘들다고 멈추거나 드러누울 수는 없는 일이다스프린트나 격한 몸싸움을   하고 나면 허리가 절로 접힌다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에도 경기는 계속된다통상 10분에서 15 진행되는데  타임을 소화할  만무하다지친 기색을 보이고 움직임이 한없이 느려지면 결국 코트 밖으로 불려 나와 교체된다경기장 안에서는 죽을 것만 같았는데 금세 숨이 돌아온다죽도록 뛰지는 않았다는 말이다그렇게 내게 주어진 5,6 조차 적당히 뛰는 시늉만 했을지도 모른다잠을   잤다는 이유도 생리 중이라는 핑계도 그저 소용없는 변명일 뿐이다제대로 뛰지도 않고 갖은 핑계와 이유를 가져다 붙이는  모습이 지겨워졌다.


풋살 3 . “실력이  되겠네?”라고 생각할 법한 연차다누가 풋살을 얼마나 했냐고 물으면 1  혹은 2 차라고 뻥이라도 치고 싶다슬프게도 실력이란 연차가 많다고 그저 같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다평생 집에서 밥하고 요리를 한다고 셰프가 되는  아닌 것처럼 말이다능숙해지기는 하겠지만 전문가가 되는 것과는 다르다실력은  부족해도 어떻게든 상대팀을 따라붙고 악으로 깡으로 공을 뺏고 걷어내곤 했다. 초창기 내가 지녔던  악바리 근성도 더이상 보이질 않는다혹시  이제  한다는 근본 없는 자신감이 깔려 있는 건가. 하지만 다행히도 한참 부족한 실력인  알기에 “  못하지? “어떻게 하면  잘할  있지?” 묻는다어떻게사실 답은 정해져 있다스스로도 알고 있다가만히 서서는 공을  수도 공을 받을 수도 골을 넣을 수도 없다 모두가 원하는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분명히 시간이 걸린다팀원으로써 책임감을 탑재하고 끊임없이 연습하고 달리지 않고서는 방도가 없다 시작과 끝은 뛰는 것이다제발 군소리 말고 후회 없이 뛰어라





작가의 이전글 남편의 카카오톡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