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 각
퇴근을 앞두고 남편에게 받은 카톡을 읽다가 그의 메시지를 저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돌아가신 아빠 핸드폰을 보관하고 있었는데 실수로 카카오톡 어플이 지워져 밤새 펑펑 울었다는 친구의 속상함이 떠올라서일까? 수없이 주고받은 메시지를 핸드폰에만 남겨두기에는 아깝기도 하고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어느새 손을 빠르게 움직여 캡처를 하기 시작했다.
최근 일주일 사이의 메시지 중 일부.
주로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내용들만 남겨본다.
1. 재테크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의견 차이가 있었다. 나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고집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2. 회사 근처에서 우연히 친구 부부를 만났다. 직장 반차를 내고 데이트 중이었다. 남편도 아는 지인들이라 우연히 마주쳤다고 알렸다.
3. 오늘 비가 오는 줄 나만 몰랐나 보다.
몸도 처지고 유독 짜증이 많이 나는 날이었는데…. 얼른 집에 가서 남편이랑 얼굴 마주하고 저녁도 먹고 담소를 나눠야지. 여보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