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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통쟁이 김우찬 May 11. 2024

글쓰기는 수영이다.

나만의 페이스로 호흡에 집중한다.

나는 몸에 열이 좀 많은 편이다.


사무실에서 일할 때에도 빠르면 2월부터 반팔을 입고 일을 할 정도이다. 그리고 조금 쌀쌀한 날에 두 아이와 함께 밖을 나가면 '아빠는 너무 따뜻해'라고 하며 내 품에 안기곤 한다.


평상시 체내 열이 많아서인지 열을 식힐 겸 물에서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가끔 집 근처에 있는 수영장을 찾는다. 그런데 얼마 전 수영을 하다 보니 엉뚱하게도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는 수영이랑 참 닮았다.


엉뚱하긴 하지만 글쓰기와 수영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자, 어떤 부분이 닮았을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첫째, 나만의 스타일이 있다.


수영에는 대표적으로 자유형, 평형, 배영 그리고 접영이 있다. 보통은 스스로 다양한 영법을 익히기 위해서 강습을 통해서 배운다. 그럼으로서 각각의 영법을 익혀 나간다.


그런데 동일한 강사에게 모든 영법을 배운다고 해도 자신만의 영법 스타일이 몸에 남게 된다. 그리고 한번 익숙해진 영법 스타일은 쉽게 고치기 어렵다. 그 영법이 올바른 자세든 올바르지 않은 자세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글쓰기 역시도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 짧은 문장으로 표현을 하는 사람이 있고 누군가는 장황하고 길게 쓰는 것을 선호한다. 설명 방식도 여백을 남기는 사람이 있고 다른 이는 디테일한 묘사를 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글쓰기 역시도 수영처럼 자신에 몸에 익숙한 스타일이 있다. 마치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보면 누구의 작품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말이다.


둘째, 나만의 페이스로 가야 한다.


수영은 각자의 페이스대로 진행을 해야 한다. 그래야 물 속에서 호흡이 흐트러지지 않고 영법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나 상급자 코스로 올라갈 수록 장거리 수영을 유지하기 위해서 꾸준한 속도를 유지한다.


하지만 수영 거리가 길어질 수록 자연스럽게 호흡은 가빠지게 되어 있다. 이때는 다른 방도가 없다. 나의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서 잠시 속도를 늦추거나 하면서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잠시 동안의 휴식을 통해서 호흡을 찾게 되면 다시 원래의 속도로 끌어 올릴 수 잇다.


글쓰기도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꾸준하게 글을 쓰는 게 중요하지만 때로는 휴식을 가지면서 자신의 페이스를 찾는 것도 오래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젊은 시절 빚더미에 앉을 정도로 큰 위기를 맞았으나 이겨낸 후, 전업 작가로서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핵심적 성공 노하우 중에 하나는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다. 한없이 글쓰기에 매몰되기 보다는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서 컨디션을 유지한다. 또한 신만의 속도에 맞춰서 작품에 대한 집중과 휴식의 균형을 지켜냈다.


셋째, 지금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


물에 떠서 앞으로 나아기기 위해서는 지금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 한번의 스트로크, 한번의 발차기 그리고 한 번의 호흡에 말이다. 열번 혹은 이십 번 후의 스트로크를 떠올릴 여유는 없다. 지금 당장의 스트로크와 움직임에 집중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나의 생각을 글로 표현해내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과 글감을 나만의 스타일로 풀어내기 위해서는 몰입해야 한다. 그래야 써 내려가고 싶은 글이 완성되어 간다.


자칫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글의 방향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앞뒤가 맞지 않는 글이 되어 버린다. 마치 수영을 할 때 집중을 하지 않아서 호흡이 깨지면 멈춰서거나 엉뚱항 방향으로 가는 것처럼 말이다.


넷째, 끝까지 가야 한다.


수영장의 레인에서 시작을 했으면 어쨌든 끝까지 가야 한다. 반대편 목적지로 가기 위해서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뒤 따라오는 다른 사람들이 있기에 멈출 수가 없다.


그리고 반대편까지 도착해서 멈춰서거나 그 지점에서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턴을 할 때의 만족감은 가슴을 벅차오르게 만든다.


글을 쓸 때도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 한다. 학창 시절에 배운데로 반드시 서론,본론,결론에 맞춰서 하지는 않더라도 말이다. 나의 생각을 풀어내고 싶은 데로 끝까지 내용을 완성해 내야 한다.


그래야 하나의 글이 완성된다는 의미도 있겠으나 무엇보다 그때 느낄 수 있는 스스로의 만족감이 크기 때문이다.


다섯째, 스스로가 발전해 간다.


모든 훈련은 반복해서 숙달해 나가야 한다. 갓난 아기가 그 자그마한 입에서 '엄마'라고 부르기 위해서는 수만 번의 반복을 통해서 그 한마디가 나온다고 한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메우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복해야 한다.


수영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물에 떠서 자유롭게 영법을 펼치며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자신의 자세를 돌아보며 반복을 해야 한다. 그럼으로서 스스로가 발전해 나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글쓰기도 꾸준히 반복해 나가야 한다. 글감이 떠오르면 제목이라도 메모를 해놓고 이것을 실마리로 계속해서 써야 한다. 그래야 조금씩 나의 생각과 글의 방향이 맞아 들어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사고가 깊어지면서 글쓰기 실력도 발전해 나감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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