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되뇌는 말.
언젠가부터 습관처럼 하는 일이 생겼다.
늦은 밤 작은 스탠드를 약하게 켜두고 침대에 누워 휴대폰 속 세상을 정처 없이 떠돈다. 한참 동안 목적 없는 스크롤링이 반복되고 더 이상 깨어있으면 내일 지장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쯤 휴대폰과 스탠드를 끈다. 고요하고 어두운 방 안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생각한다. "영면에 들고 싶다."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하루가 너무 고되어 눈을 감았다는 의식조차 없는 날이 아닌 이상, 주문처럼 외우는 말, "영면에 들고 싶다." 영면, 한자로는 永眠이다. 즉 영원히 잠든다는 뜻이다. 흔히 우리는 영면을 죽음의 다른 표현으로 많이 쓴다. 하지만 내가 매일 같이 반복하는 영면은 죽음과는 조금은 다른 의미인 것 같다.
당신에게 잠은 어떤 의미인가? 아마 사람에 따라 잠에 대한 생각과 의미가 다를 것이다. 잠은 죽어서 많이 자면 되는 거야라는 말도 있고 잠은 보약이라는 말도 있다. 신기하지 않은가? 우리의 유전자에 있는 정보가 그대로 이행되었을 때, 생체리듬이 정상적일 때를 기준으로 한다면 인간은 약 인생의 1/3을 잠을 자며 보낸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자의, 타의에 의해 1/3 그 이상을, 아니면 그 이하를 잠을 자며 시간을 보낸다.
내일 일어나는 일이 정말 기대가 되고 희망차다면 잠은 아깝게 느껴지곤 한다. 반대로 내일 하루가 시작되는 게 두려울 땐 꿈에서 깨지 않길 바라곤 한다. 나에게 잠은 어떤 의미일까?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매일 같이 영면을 희망하면서 그 이유는 찾으려 하지 않았다. 현실의 책임과 선택에 대한 회피인가, 내일을 살아갈 용기가 부족한 것일까.
무한한 책임 회피의 공간이자 타인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 후회하지 않아도 되는 곳인 꿈으로 들어가 다시 나오고 싶지 않은 소망(所望)은 언제가 소망(消忘)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