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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나무

by 소향

하루의 열기를 견딘 나무들
저녁빛 아래 서 있다
마치 오래 기도한 사람처럼
조용히 숨을 고른다

그 곁에 앉아
나무의 호흡을 듣는다
뜨겁던 하루도 이렇게
차분히 식어간다

마음이란 것도
결국은 저녁을 기다려야
비로소 제자리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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