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페라떼 Mar 09. 2021

선샤인 코스트3박 4일

여행겸 간호겸

지난 주말부터 3박 4일 선샤인 코스트를 다녀왔다.  다행히도 보더가 열렸고 금방 닫힌 계획이 없어서 마음 편하게 다녀왔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남자 친구를 간호하기 위해서였다. 

남자 친구가 귀에 염증이 생겼는데 그로 인해서 무슨 절제술을 받는다는데, 전신마취를 하기 때문에 보호자가 있어야 한다고 해서 겸사겸사 다녀왔다. 


주말 2일은 여행하는 기분으로 2일은 간호하는 셈 치고 다녀왔다. 


토요일은 누사빌 Noosavile 걷다가 누사에서 저녁을 먹었다. 


해 질 무렵의 누사빌 



안군이 시드니에서는 못 보던 풍경이라면서 나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다는데 


해안가를 따라 공원이 상당히 많은데 이곳 선샤인 코스트는 의외로 벤치나 바비큐 시설이 잘되어있다. 


저녁때면 사람들이 피크닉을 나오는데 제법 사람들이 많았다. 어쩌다 나오는 것 같지는 않고 이곳에서는 이렇게 강가 주변에서 모임을 하는 게 일상적인 생활 같아 보였다. 

식탁보를 벤치 위에 깔고 집에서 식사하듯이 야외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       

누사빌을 둘러보고 저녁을 먹으로 누사에 왔다. 

누사의 중심인 Hastings St.



안군이 시킨 맥주.. 맥주 이름이 22 Patels 

2001년 7월에 영국 브래드포드에서 열린 크리켓 경기에 참가한 2팀이 있었는데 22명의 선수 이름이 Patel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22 Patels 

인도에서는 아주 흔한 성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의 김 씨처럼 


.      

오늘 저녁 메뉴는 스테이크 

호주에서 소고기가 한국에 비해 저렴한데도 생각처럼 스테이크를 먹는 일은 별로 없다.

오늘은 큰맘 먹고 안심 스테이크  $38

나는 sirloin을 시켰고 안군은 eye filet을 시켰는데 eye filet 이 훨씬 부드러웠다. 



일요일 오전 


모처럼 한가하게 강가를 산책도 하고 벤치에 아무 생각 없이 앉아서 쉬기도 하고 

안군왈  항상 바쁘게 일하고, 딸들 때문에 쉴 시간도 없었는데 얼마 만에 스트레스 없이 쉬는지 모르겠단다. 




일요일 저녁 

모처럼 데이트하는 기분으로 외식을 했다. 

역시 나이는 못 속이나 보다. 예전에 비해 사진을 찍으면 나이가 들어 보인다. 

음.. 세월은 비껴갈 수가 없군..  우리는 사진을 별로 안 찍어서 둘만의 사진이 없다. 사진을 찍자고 하면 얼마나 싫어하는지.





사업을 한다는 사람이 어쩌면 준비성이 없는지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 

병원 입원서류 준비를 아직도 안 했다는 거다. 저녁 먹고 집에 와서 나보고 해달라고 해서 내가 해줬는데.. 

가끔은 고개가 설레 설레 흔들어진다. 


일요일 

오전 11시까지 프라이빗 병원에 도착해서 입원 수속을 했다.  어제 입원서류를 제출해서 크게 제출할 서류는 없지만 서류에 사인을 하고 

병원비를 내고.   30분 정도 기다리니 안으로 들어오라고 해서 안군은 들어가고 나는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 


병원에서 수술 마치고 1시간 전에 연락을 줄 테니 데리러 오라고 했다. 

아침을 안 먹어서 배가 고프길래 10분을 운전해서 근처에 있는 쇼핑센터에서 식사를 하고 다시 병원으로 왔다. 병원 내에 작은 카페가 있어서 그곳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학교 과제물을 보고 있었다. 


1시간 남짓 걸린다는 수술인데 벌써 몇 시간이 지났는데도 연락이 없어서 병원 리셉션에 가서 확인해 보니

안군전에 있던 수술이 지연돼서 안군 수술도 지연됐는데 지금은 수술실에 있다고 기다리라고 한다. 


그리고 또다시 2시간이 지났는데도 연락이 없어서 다시 리셉션에 가서 물어보니 아직도 수술 중이고 

회복실에 들어오게 되면 연락 준다고 기다리라고만 한다. 


아니 1시간 걸린다는 수술이 아직도 하고 있고... 이미 5시인데 연락도 없고 

안군의 엄마가 문자가 보내오셨다. 어떻게 됐냐고. 대충 상황설명을 문자로 알려드렸다. 


5시쯤 되니까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수술이 끝났고 지금 회복실로 가는데 전신 마취를 해서 최소한 1시간 40분 정도 걸리니 그 이후에 데리러 오라고 


그리고 잠시 후에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전화를 걸어왔다. 수술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데 결론은 수술이 잘 되었다는 거다.  수술 전에 청각을 읽을 수 있다고 했는데 Ear bone을 안 잘라내서 회복만 잘하면 청력손실은 없을 거라고 설명해 주셨다. 


아직도 2시간가량 남았길래 급하게 안 군에 집에 가서 장을 좀 봐놓고 다시 병원에 왔다. 


병실로 옮겨졌다고 해서 병실로 가보니 이런 모습을 하고 있다. 

얼굴이 핏기가 없이 하얗고 머리에는 무슨 뇌수술받은 사람처럼 밴드가 감겨있어서 깜짝 놀랐다. 



.     

살짝 걱정도 되고... 내일 돌아가야 하는데 더 있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그 와중에 신경질도 났다.  20분짜리 수술이라더니 이게 무슨 20분짜리 수술이야. 

3시간짜리 수술을 해놓고서는 


본인도 깜짝 놀란 기색이다. 이렇게 수술이 오래 걸릴 줄 모르고 생각보다 통증이 심했다고 한다. 

병원에서 주는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고 집으로 데려왔다. 


보통은 내가 운전하는 거에 대해서 잔소리가 많은데 오늘은 찍소리도 안 하고 집에 왔다. 

아직도 마취기운이 남아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ㅎㅎㅎㅎ


병원에서 막 봤을 때는 얼굴에 핏기가 없어서 진짜 아픈 사람 같아 보였는데 집에 오니 얼굴색이 제대로 돌아왔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왜 이렇게 이 모습이 웃기는지... 

꼭 텔레토비 내지는 귀가 잘린 반 고흐 같아서 웃겼다. 



어제저녁에 안군의 엄마에게 문자를 보내서 수술이 잘됐고 집에 간다고 간단히 문자를 보냈는데 아침에 엄마가 문자를 또 보내셨다. 안군한테 엄마한테 문자를 보내라고 했는데 안 보냈나 보다. 


내가 안군네 엄마에게 이 사진을 보내면서 괜찮다고.. 


작년에 내가 왔을 때 만들어놓고 간 스파게티가 아주 맛있었다면서 이번에도 만들어 놓고 가달라고 해서 

아침부터 부랴부랴 스파게티를 만들어서 냉동실에 넣어 놓고 왔다. 



아침 상태를 보니 하루 더 머물지 않아도 될 듯싶어서 다행이다.  

사실 일이 밀려서 하루 더 쉬기도 그랬는데 잘됐다. 


오후 비행기를 타고 시드니로 내려왔다. 

짧은 3박 4일의 선샤인 코스트 여행.  물론 간호 목적으로 갔지만 주말에 힐링타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내일부터 다시 병원으로 복귀!! 




매거진의 이전글 처음으로 준비한 웨딩 플라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