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부터 난 오른쪽 측두엽 (Temporal lobe)쪽에 두통이 시작됬다. 가끔 눈에 압박도 느껴졌다.
처음에는 그냥 넘어갔다가 자꾸 두통이 왔다 갔다해서 지피를 만났다.
지피는 이것 저것 질문을 하더니만 류마톨로지스틀 만나라는 소견서를 써주기도 하고, 병원에 직접 "URGENT"라도 팩스도 보내주셨다.
보통 공립병원 외래환자로 스페셜리스트를 만나려면 대기시간이 길어서 짧게는 몇개월에서 길게는 1년가랑 기다려야 할수도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의사가 급하다고 팩스를 보내서 그런지, 한달만에 의사를 볼수 있었다. 전문의는 아니고, 레지스트라에게 외래 진료를 받았다.
나의 지피는 giant cell arteritis (거대세포 동맥염)을 의심했다. 내가 말한 몇가지 증상이 거대세포 동맥염 환자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랑 비슷했나보다. 레지스트라는 측두엽 초음파와 특수 피검사를 처방했었다. 초음파와 피검사를 검사를 근거로 다시 레지스트라를 만났는데, 별 이상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몇달동안 두번의 전화 상담을 받았는데, 측두엽 두통과 눈에 압박은 여전하지만 다른 거대세포 동맥염 증상이 없자, 앞으로 팔로업은 안해도 된다고 했다.
그리고 작년에 한국에 갔을때 안과에서 눈검사를 했는데 별이상이 없다고 했고.
일이 바빠서 증상이 있음에도 그냥 살아왔다.
어쩔때는 증상이 조금 더 있고, 어떤날은 괜찮고 해서 신경 안쓰고 지내왔다.
하지만 항상 머리속에는 과연 왜 이런 증상이 있을까, 원인은 뭘까 알아내고 싶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올해 9월초에 다시 지피를 만났다. 만나서 증상이야기를 했다. 참고 살만 하지만 항상 증상이 있다라고
지피가 이번에는 다른 스페셜리스트를 만나봐야 될것 같다고 하면서, 일단 MRI Brain 을 찍어보자고 했다.
MRI Brain 찍는 비용이 제법 비싸서, 여기저기 저렴한 곳을 알았봤지만, 시간내기도 그렇고 해서 그냥 집근처에서 찍었다.
540불을 내고 400불정도 돌려받았다.
MRI Brain을 찍고 몇일 지나자 병원 (여기서 말하는 병원은 지피 클리닉)에서 문자가 왔다. 스캔 결과를 보러 오라고
내 지피가 항상 일을 하는게 아니고, 예약도 금방 할수가 없어서 일주일뒤쯤 예약을 하고 지피를 만났다.
지피룸에 들어가면서 농담삼아 무슨 이상이 있는지 지피에게 물어봤다.
지피는 스캔에서 뭔가 발견했다며 스캔 결과지를 프린트해서 보여주었다. 결론은 나의 뇌는 별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의외로 오른쪽 눈에 종양이 있으니 다른 검사 또는 의사를 만나기를 권한다는 내용이었다.
순간 내 머리에 떠오른건 Ocular Melanoma????
눈에 생기는 스킨캔서의 일종인 오큘라 멜라노마... 암병동에서 일할때 종종 보던 환자들.
지피는 다시 Eye specialist 리퍼럴을 써주었다. 이 아이 스페셜리스트는 특히 Orbital 전문의란다. 또 지피가 스페셜리스트 오피스에 팩스를 보내었고 나보고 전화해서 예약 시간을 잡으라고.
일단 아무생각없이 지피 클리닉을 나왔다. 그리고 나서 안군에서 문자로 MRI Brain 결과에 대해서 보냈더니, 바로 전화가 왔다.
안군이랑 이야기를 하니까 갑자기 눈물이 핑돌았다. 막상 악성종양이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났다.
집에와서 아이 스페셜리스트 오피스를 전화를 해서 사정사정해서 바로 주말에 예약을 할수 있었다.
그리고 주말에 Eye Specialist를 만났다. MRI Brain을 가지고 갔어야 했는데, 스캔을 찍은곳에서 토요일에도 문을 연다고 해서 아침에 사본을 찾으러 갔는데, 이 날만 사정으로 문을 닫았다고 한다. 친절한 의사샘은 화도 안내시고, 그 스캔을 찍는 다른 오피스에 전화를 거셨다.
스캔이 없으면 의사를 보나 마나여서. 그런데 불행중 다행으로 내 이메일로 온라인으로 스캔을 볼수있도록 링크가 왔던게 생각나서
그걸로 스캔을 볼수가 있었다.
전문의가 스캔을 보더니 조직검사는 위험해서 할수가 없고, 수술로 제거를 해야 한다고 했다.
조직검사를 하려다 막상 악성종양이면 운이 나쁘면 퍼질수도 있고, 어차피 종양제거는 해야하기에 수술로 제거를 하고 조직검사를 하는게 좋을것 같다고 하셨다. 수술은 2주안에 하는걸로.
내가 조만간 새로 일을 시작하기때문에 새로 일을 시작하기전에 수술을 할수 있는지, 수술하고 출근을 할수 있는지에 대해서 물어보니 수술하고 붓지만 괜찮을것 같다고 하셨다. 일단 병원에 수술실 자리 예약을 하고 알려주신다고 했다.
다행히 내가 출근 일주일전을 휴가내서 주초에 하면 일주일정도 회복할 시간이 있다.
그런데 수술은 주초가 아닌 금요일에 하기로 했다.
일단 새 매니저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간단한 수술을 하게되었고, 약간 얼굴이 부을수 있지만 일하는데는 지장이 없다고.
사실 이때만 해도 나는 나의수술을 너무 쉽게 봤던것 같았다. ㅠㅠㅠ
수술전에 병원을 두번 더 갔었다. 월요일에는 병원에가서 레지스트라를 만났고, 프리 어드미션 클리닉에 서류를 제출하고,피검사까지
다시 목요일에는CT brain을 찍었다.
밤 12시부터 금식을 하고, 금요일 아침에 수술이다.
수술만 3시간정도 걸린다고 했다.
한국에 있는 큰언니에게 소식을 알렸다. 언니가 걱정을 많이 하는데 난 그냥 아주 간단한 수술이라고 말을 했지만, 막상 수술 전날이 되니까 조금 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