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또, 다시 시작되는 다이어트의 굴레

by 달과별나라

또, 다이어트에 실패했다.


나는 왜 그렇게 살을 빼야 한다고 강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을까?

다이어트로 시작된 시간 속에서 나는 무려 20년간을 끊임없이 싸우고 또 싸웠지만 늘 지기만 했다.


긴 시간 동안 이어져온 다이어트에 온몸과 정신이 쏠려 시간을 허비하고 정신은 계속해서 피폐해져만 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오늘도 굶고 있을까? 분명 더 많이 굶었는데 왜 처음 시작했을 때 보다 더 많이 살이 찌는 걸까?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뱃살이 빠졌는지 만져보고 아닌 것 같으면 그대로 누워서 울었다. 매일 아침 그런 절망들이 끝없이 되풀이되는 소용돌이에서 허우적대는 기분이었다.


다이어트 제품 광고나 SNS에서는 ‘100프로 성공 보장!’ ‘이거 먹고 살 뺐어요!’ 같은 성공기와 광고가 난무하고, 하루에 몇 끼를 굶어야만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메시지가 계속해서 반복된다. 이제 ‘마름’은 아름다움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저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어, 저것만 먹으면 살이 빠질 거야, 그렇게 우리를 현혹시키고 기대에 부풀게 만든다. 하지만 그 뒤의 부작용, 돌아오는 요요현상에 대해서는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 그렇게 성공한 사람들이 그 몸무게를 얼마나 유지했는지, 그리고 다시 살이 찌지 않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1년을 유지했다면 성공한 걸까? 5년을 유지하면 성공한 걸까? 다이어트에 성공이라는 게 있는 걸까?


이러한 사회적 압박감은 나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실패자, 또는 의지박약 인이 되지 않기 위해, 더 마르기 위해, 게으르고 돼지같이 먹기만 하는 미련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기 위한 전쟁이 계속되었다.


정말 타고난 체질이 아닌 이상 누구라도 살이 찔 수도 있고, 빠질 수도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빠진 살은 너무나 쉽게 돌아와서 그간의 고생을 무색하게 만들고, 더 자존감을 깎아내리고 나를 한층 더 미련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나는 비만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흔히 말하는 모태 마름이었으며, 우리 집안엔 비만인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러니까, 비만 유전자가 있을 것 같진 않다.)

그런 내가 비만까지 가게 된 건 아이러니하게도 다이어트를 시작하고부터였다.


살을 빼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리게 되자 없던 식탐이 생기고 굶주린 배를 움켜잡고 자다 깨서 무언가에 홀린 듯 치킨을 시키고 미친 듯이 욱여넣다가 살찔 것 같은 공포감에 목구멍 깊이 손을 넣고 구토를 하고 소화됐으면 어떡하지 하면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변기통을 붙잡고 밤새워 울게 만들었다.


힘들게, 또는 쉽게, 뺀 살은 자꾸만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몇 배쯤 더 불려서 찾아온다. 언제 다시 살이 찔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렇게 결국은 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된다. 한 번 빼봤으니 이번에는 쉬울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다이어트는 또, 시작된다.

끊임없이 되돌아가는 시간 속에서 이제 그만 멈추길 바랐지만, 그 시계는 계속 다시 돌아가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다이어트가 삶의 전부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다이어트에서 해방되기로 했다. 오늘도 홀로 음식과의 전쟁을 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나의 이야기로 위로를 전하고 싶다. 이제 내 삶은 더 이상 몸무게 숫자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한 것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