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시
두려움은 가장 원초적인 것이다.
무엇을 시작할 때, 혹 결과를 기다릴 때 상황에 따라 두려움은 공포를 가져오고, 멈춤을 시행한다. 그때 우리가 하는 것이 쉼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 잠시 두려움이라는 것에 직면하는 것이다.
사고가 생겼을 때 제일 먼저 할 일은 멈추는 것이다. 뭘 하려고 하면 할수록 꼬이는 법이니까 하지 말고 사태 수습부터 해야 할 것이다. 원인을 찾고, 엉킨 실타래를 푸는 것처럼 천천히 해야 해결할 수 있다. 나의 두려움은 책이 안 팔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시작되었다. 염려는 걱정이 되었고, 걱정은 현실이 되어 돌아왔다. 때마침 들려오는 한강 작가님의 노벨 문학상 소식은 나에게 행운이 될 수도 불행이 될 수도 있다. 독서 붐이 읽기에 신호탄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행운이다. 하지만 비교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불행이다.
웹소설에 넘어온 햇병아리 작가의 소설이 어찌 한강 작가의 글과 비교가 될까 싶지만, 같은 소설 분야라는 점이 불행이 되는 것이다. 세상 일 알 수 없는 것이고, 우연히 부는 바람이다. 그녀는 그녀의 노력의 결과를 보는 것이니, 화낼 상대도 없다. 그래서 두렵다. 이대로 묻혀 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이것의 시작은 주간베스트에서 떨어진 직후였다. 잠깐동안 주간베스트에 있었다. 858위, 643위, 652위 초창기라는 것을 감안할 때 낮은 수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주간베스트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크다. 팔리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이대로 재고로 남아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버려 스스로 제어를 못하고 있다.
그렇다. 두려움은 나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제 시작하는 주제에 꿈만 크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아니면서 마치 스스로 아무것도 안 한다는 착각에 빠져 모든 것을 스톱해 버리는 어리석음을 짓고 있는 것이다. 이 또한 내가 감당해야 하는 무게이다. 아직 너무 무겁다. 그래서 치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