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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건축가 Jul 22. 2021

시작하면서

건축소설: 내 집을 지어보고 싶습니다

이 소설은 나의 두 번째 건축 소설이다. 첫 번째는 COMPETITION이라는 제목으로 약 일 년 전에 썼던 것이다. 젊은 건축가들이 현상설계에 도전하는 내용으로, 그에 관련된 음모와 부조리를 파헤치는 내용이다. 영화로 치면 스릴러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런 심각한 내용을 좋아하는 편인데, 요새 추세는 그런 게 아닌 것 같다. 심각하지 않고 가볍게 즐길만한 콘텐츠가 유행인 것 같다. 핸드폰 게임도 그렇고 유튜브 동영상도 그렇고, 짧게 짧게 즐길만한 것들이 많이 소비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도 그런 방식으로 대중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만한 글을 써보는 게 어떨까 생각해보았다.


내가 두 번째로 구상한 이야기는 젊은 여성 건축가가 개인 건축주를 만나서 주택을 짓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사이에 펼쳐지는 러브라인, 남녀관계에 중점을 두고 써보고자 한다. 그래서 제목은 '내 집을 지어보고 싶습니다'라고 붙여봤다. 'COMPETITION'이 공공 현상, 대규모 건축을 다룬 이야기라면 '내 집을 지어보고 싶습니다'는 민간분야, 소규모 건축을 다룬 이야기다. 내가 느낀 바로는 이 두 가지 분야가 건축설계를 이루는 가장 큰 두 개의 줄기다. 물론 두 영역 사이에 걸치는 중규모의 건물들도 있을 수 있지만 거칠게 나눈다면 두 가지 분야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각 분야를 상징하는 두 개의 소설을 쓰면 대중들이 건축 설계를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주 작은 주택이라고 하더라도 굉장히 많은 과정과 절차들이 필요하고 때론 그것이 지난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건물이라는 것이 우리가 평생 살 정도로 중요하고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할 때, 이런 절차가 불가피하지 안 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난 이 소설을 통해 건물이 지어질 때 필요한 많은 절차들을 최대한 녹여내어 상세히 소개해볼 생각이다. 


건축에서 '건축주'는 쉽게 말해 미래에 건물 주인이 될 사람이다. 건축가는 건축주의 예산과 상황, 취향 등을 세심히 살펴서 그에 어울리는 집을 설계해야 한다. 건축가 자신의 야망이나 욕심 때문에 상황을 왜곡해서 전달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태도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업이 그러하듯 ‘고객’은 정말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건축설계 시장에서는 건축주를 가르치려 들고 자신의 의도대로 설계를 이끌어 나가려는 건축가들을 자주 본다. 아마 ‘예술가’ 마인드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난 그런 태도는 시대에 맞지 않다고 보고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축주, 건축가, 시공사가 원 팀으로서 동반자가 되어 상호보완적으로 건물을 완성해 가는 것이 이상적인 관계일 것이다. 난 이런 생각들을 이 소설에 최대한 녹여낼 생각이다.

 

이 소설의 제목인 '내 집을 지어보고 싶습니다'는 건축주로서도 집을 짓기로 결정하면서 할 수 있는 말이고, 건축가로서도 본인이 설계한 집을 짓고 싶다는 말로 할 수 있는 말이다. 집 짓기의 두 주체를 상징하는, 중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제목이 되었으면 한다. 


앞서 말했듯이 COMPETITION이 스릴러물이라면 '내 집을 지어보고 싶습니다'는 로맨틱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난 연애 소설을 그다지 많이 보지 않았고, 드라마도 그다지 즐겨보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말랑말랑한 내용을 잘 쓸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COMPETITION에도 두 주인공의 러브라인이 약간 있긴 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것도 꽤나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생 경험으로 ‘일단 시작하면 어떻게든 된다’는 것이 있기 때문에 일단 시작해보려고 한다. 다른 연예 소설 등을 읽어보면서, 참고해서 써보려고 한다.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피드백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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