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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alintheSea Apr 07. 2024

퇴사여행 7. 캠핑카 여행의 시작.

Iceland day 1,  꿈꾸던 레이캬비크 공항에 내리다.


이탈리아에서 출발한 후 구름의 융단을 지나다 처음 내려온 아이슬란드의 모습은, 정말 화산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엄청난 폭발과 연기가 가득하진 않았지만 땅 위에서 붉은색 용암이 부글거리며 끓어오르는 점이 보이는 건 아 정말 화산과 얼음의 땅에 왔구나 하고 실감했다. 연기는 사실 이곳저곳에서 조금씩 피어오르고 있었는데 나는 그게 처음엔 무슨 공장 굴뚝일까 하다 땅 속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인 걸 깨달았다. 이곳이 아이슬란드구나. 


공항을 나서자마자 함께 아이슬란드를 여행하기로 한 D와 Y가 나를 맞이해 주었다. 우리는 옆집 사는 이웃인데, 이번의 장대한 목표인 아이슬란드 캠핑카 일주를 함께 해보기로 결심하고 아이슬란드 공항에서 시간을 맞추어 만나기로 했었다. 비행기가 연착이 되었기 때문에 메일로 급히 시간을 조정한 시간에서 조금 이르게 왔지만 곧 우리를 픽업해 줄 렌터카 업체의 사람이 도착해서, 우리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가지고 그를 따라 차로 약 5분 정도 떨어진 렌트 업체들이 모여 있는 마을로 이동했다. 넓지만 휑한 느낌이 드는 사무실에서 잠시 커피를 마시며 기다린 후 결제 관련하여 긴 설명을 추가로 더 들었다.


우리는 이미 모든 사고 및 손상에 대한 컴플리트케어 보험으로 예약하고 왔는데, 컴플리트에도 등급이 있다며 또 어쩌고 저쩌고... 아무튼 요점은 우리가 생각했던 등급보다 더 윗등급이 필요한 것 같아서 20만 원가량이 더 늘었다는 거? 12일 캠핑카에만 거의 4백을 태우니 속이 좀 쓰렸지만 이런 여행을 또 언제 해보겠는가?(이 멘트는 왠지 결혼식 전에 나오는 것 같지만) 아무튼 세 명이 나누어 내는 거니까 그나마 조율할 만 하지, 혼자나 둘만 했어도 훨씬 빡빡한 예산에 신경이 좀 쓰였을 거라고 생각했다.  


일련의 결제 과정과 국제면허증 검사를 모두 마치고 난 후 우리는 검고 큰 캠프 차량을 인도받았다. 인터넷으로 이미 사전에 동영상을 찾아보긴 했지만 직접 보며 설명을 듣는 건 또 다른 기분이다. 직원은 좀 투덜거리는 듯하면서도 꼼꼼하게 장비들에 대한 설명 후 사인을 요구했고, 서비스로 와이파이 기기 한 대와 캠핑을 위한 물 공급을 받은 후, 밤 9시가 다 되어서야 우리는 드디어 아이슬란드를 향한 진짜 여정에 올랐다. 수동 차량이었기 때문에 운전은 D와 내가 번갈아가며 하기로 하고, 일단은 가장 가까운 첫 번째 캠핑장인 vogar로 향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그 이름은 노 젓다 같은 뜻이었는데, 앞으로도 많은 장소들에 그 이름이 있었다. 힘찬 노를 저어 주기를. 


캠프사이트는 차량을 빌린 곳에서 약 15분가량 떨어진 곳에 있었다. D가 준비해 온 라면으로 특식을 먹고 우리는 빠르게 잠들었다. 내일은 비로소 또 다른 여행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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