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지금 그 일을 겪는다면, 그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때는 왜 그러지 못했는지......."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이미 세상을 떠난 남편과 이혼한 것을 아쉬워했다. 전에는 바늘 끝도 들어가지 않던 남편의 외도가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것처럼 말했다. 속절없이 8년이 지나는 동안 친구는 속앓이도 많았겠지만 잘 버티는 것처럼 보였다.
코앞에 닥친 현실에 떠밀려 정신없이 살았을 테고, 때로는 시도 때도 없이 불쑥불쑥 치밀어 오르는 남편에 대한 분노와 원망이 각성제가 되어 미친 듯이 내쳐 달리기도 했을 것이다. 무엇이 그녀를 버티게 했든 8년이 지나는 사이 친구는 세상을 좀 다른 각도로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시련이 반드시 고통만은 아니라는 것은 이따금 선심 쓰듯 남기고 가는 이 작은 깨달음 때문이 아닐까? 지금은 아는 것을 그때 진작 알았더라면 우리는 지금 좀 더 나은 다른 삶을 살고 있을까? 아직도 여전히 나중에 후회할 선택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런줄 알면서도 그 앞에서 나도 자꾸 멈칫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