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이 시작된 이후로 잠을 많이 설쳤다. 특히 금메달을 앞둔 결승 경기가 있을 때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용을 쓰고 지켜보았다. 중계방송에는 각종 경기에 한때 내로라했던 선수 출신들이 해설자로 나오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익히 아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잘 모르는 사람도 있지만 다들 그 분야에서 이름을 떨쳤던 선수들이었다. 이따금 그들이 참가했던 대회 영상을 보면서 '저들에게도 저런 싱그러운 때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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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절없이 흐른 세월 동안 어느덧 경기장을 떠나고, 얼굴에 주름을 받아들이면서 그들도 늙어 가고 있었다. 때로는 훨훨 나는 새처럼, 때로는 포효하는 맹수처럼 모든 것을 뿜어냈던 청춘의 그 뜨거운 정점에서 조용히 내려와 있었다. '달도 차면 기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래, 달도 차면 기운다는데 사람인들 어찌할 수 있을까?
예전에는 올림픽 경기만 몰두하며 봤었는데 이번에는 올림픽도 비껴가는 얄짤없는 세월이 눈에 더 들어왔다. 아마 나도 기우는 달처럼 이만큼 나이를 먹어서 일 것이다. 화려했던 선수처럼 나의 청춘을 영상으로 다시 돌려 볼 수는 없지만, 내게도 있었던 푸르른 그 청춘이 오늘은 자꾸 더듬어진다.
아쉬움 때문인지, 미련 때문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