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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오 Mar 05. 2022

대학 생활 중 잘한 것 TOP4

어느덧 화석 중의 화석이 되어버린 14학번인 저는 2020년 8월에 졸업을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중고등학교 때만큼의 버라이어티함보다는 비교적 조용하면서도 내실을 챙긴 대학생활이었던 것 같습니다. 

14학번

20살, 당시 처음 대학을 갈 때, 중 고등학교 시절 연이은 학생회장과 다양한 책임들에 질려버렸는지, '절대 리더의 역할을 안 맡을거야'라고 다짐을 하며 갔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쨋든 28살이 되고 졸업한지 1년 6개월이 넘어가는 지금, 저의 대학생활을 돌아보며 다시 생각해봐도 '이건 참 잘했다'라고 생각되는 4자리를 뽑아 봤습니다.



1. 교환학생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단연 '교환학생'입니다. 2018년 군 제대 후 미국 미주리 주로 떠났던 교환학생 시절은, 몇 년의 대학 생활 중 가장 흥분되고 또 그만큼 노력을 한 적이 있을까라고 되짚어 지게 되는 시절입니다.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 최저시급보다 조금 더 주었던 삼겹살집을 찾아 6개월 간 화, 수, 목, 금 아르바이트를 했고 남는 시간은 모두 영어 공부에 매진했었습니다. 방학 기간엔 하루 12시간 씩 영어공부만 하였고 반드시 해야 하는 일 외에는 영어에 빠져있던 시절이기도 합니다.

교환학생으로 갔던 University of Missouri


덕분에 부족하지만 초기에 나와 비교했을 땐 많은 성장을 했었고 그 상태에서 미국을 가 영어를 쓰니 영어 실력이 다져지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미국에 가서도 초기에는 한국인 친구들과는 최대한 놀지 않으려고 '고의적으로' 피했었고 캠퍼스 생활 중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모임과 장소에 자주 가 최대한 많은 현지 사람들을 만나려고 노력했었습니다. 덕분에 정말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친구가 되었고 한국에서만 생활하던 나를 떠올리며 '우물 안 개구리'의 표현을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알지 못하던 세계, 사람들에 대한 눈이 떠졌고 영어실력은 물론이고 낯설고 두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는 자신감도 얻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연락하는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행운은 덤이라고 느껴집니다 :)


대학으로 몇 번을 되돌아가도 교환학생은 수 백번도 더 갈만한 가치가 있는 경험인 것 같습니다. 비슷한 장소에 비슷한 사람들만 만나면 나도 그 들과 비슷해지기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어색하고 처음인 환경으로 들어가는 연습을 해야 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 교수님께 다가간 것

두 번째는 '교수님께 다가간 것'입니다. 군 제대후 학교로 복학했을 때 3학년이었기에 슬슬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이지던 때였습니다. 복학 첫 수업을 들으러 갔을 때 그 전공 수업의 담당 교수님도 마침 우리 학교를 처음 오신 교수님이셨습니다. 다정하면서도 놀라운 커리어를 갖고 계신 분이었기에 그 분이 궁금하였고 수업이 끝난 후 앞으로 나가 인사를 드리며 찾아 갔습니다. 


교수님도 월급 2배로 받고싶다!


당시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다만 생각보다 따듯하고 다정하신 교수님께 많은 신뢰감을 느꼈고 '언제든지 찾아와 같이 얘기해보자', '구오야 이런 공모전이나 인턴은 어떠니?'라며, 저보다 더 저를 생각해주시는 교수님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누군가에게 '넌 왜 마케팅을 택했니'라고 질문을 받는다면, 저는 가장 먼저 '대학교 3학년, 교수님' 이야기를 꺼냅니다. 나의 고민을 허투루 넘기지 않으시고 대학생활 내내 큰 힘과 지원을 해주셨던 교수님은, 비단 저 뿐만 아니라 본인의 수업을 듣고 본인에게 찾아오는 다양한 학생들을 진심으로 대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학과장님이 되신 교수님과는 여전히 잘 지내며 종종 식사를 하고 있으며, 저도 어느덧 사회인이 되었기에 지금은 조금 더 편안한 느낌으로 많은 얘기와 소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교수님 이전에 존경하고 닮고싶은 어른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3. 여자친구를 만난 것


보편적인 이유는 아니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어느덧 햇수로 9년 째 만나고 있는 여자친구를 만난 것도 대학생활 중 잘한 일입니다. 2014년 7월 25일, 전 20살, 여자친구는 21살 때 사귀기 시작해 사소한 순간까지도 아직 생생히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여자친구와 나


여전히 온전한 사랑을 주지 못하는 저의 옆을 떠나지 않으며 제가 몰랐던 저의 부분까지도 하나씩 알려주는 여자친구 덕에 그나마 제가 매일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던 것 같습니다. 아프고 미안한 순간도 많지만 그보다 더 행복하고 재밌는 순간들이 많기에, 그리고 여전히 여자친구를 보면 설레는 저 자신을 발견하기에 앞으로의 날이 더 기대되는 것 같습니다.



4. 공통점이 많은 친구를 만난 것


마지막으론 공통점이 많은 친구를 사귄 것입니다. 과 동기로 처음 만나게 된 이 친구는 성격도, 취미도 비슷해 잘 어울릴 수 있었습니다. 옛말에 대학교 친구는 오래 못간다고 하지만 성인이 되어 사람을 분별하며 만났기에 오히려 더 오래갈 수 있는 친구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후 연락은 없었다...


이 친구와는 축구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었기에 학교 생활을 하며 함께 운동을 할 일이 많았습니다. 학교 졸업 후에도 여전히 연락하며 종종 운동을 하니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기지 않고 서로의 안부와 근황을 더 자세히 나눌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연락해도 쉽게 웃음이 나오고 편안한 친구를 만난 것도 큰 행운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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