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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오 Feb 19. 2022

다리를 절게 되니 깨닫게 되는 것

지난 일요일, 축구를 하다가 다리를 다쳤습니다.

축구를 하며 발목 부상과 관련돼서 가장 안 좋은 징후가 발목이 꺽이면서 '뚜둑' 소리가 들리는 것인데, 이번에 딱 그 소리가 들려버렸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축구를 하며 지금까지 한 번도 뼈, 인대, 근육과 관련된 부상을 당해본 적 없었기에 평소에도 '난 참 운이 좋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결국 28살이 되어 인대가 끊어지며 염증이 생기는 부상을 당해버렸네요.


그렇게, 오랜만에, 다리를 절게되었습니다.



다리를 절게 되고 몸이 불편해지니 

제 삶 속에 사소하면서도 많은 부분들이 바뀌었습니다.

비교적 강한 정신력과 긍정적인 성격을 가졌기에 다친 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하루 이틀 지나다보니 짜증나는 상황이 많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게을러졌습니다.



발목을 다치기 전까지 저는 매일 '기상 / 운동 / QT(성경 읽기) / 자기계발(영어공부 or 유튜브 영상)' 이렇게 4가지를 매일의 목표로 두고 계획적으로 실천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매일 성공하는건 아니여서 1월만 보면 총 31일 동안 기상 13회, 운동 27회, QT 28회, 자기계발 24회를 해나갔고 2월 또한 비슷한 페이스로 4가지 목표를 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요일 발목을 다치고 깁스를 한 후부터 이번주 6일 중 기상 1회, 운동 0회, QT 2회, 자기계발 4회로 많이 나태해진 제 자신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자기계발이 4회이지만 더 귀찮게 느껴지는 영어공부보단 유튜브 영상 편집을 해서 비교적 많이 한 것처럼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 뿐 아니라 치료 목적으로 오전에 병원을 가야했기에 회사 출근도 늦어지게 되니 자연스럽게 기상도 수요일 새벽에 챔피언스리그 시청을 위해 일어난 것 빼고는 단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난 다쳤으니까'라는 생각이 마음 속에 있어 합리화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마음이 고약해졌습니다.



사람이 그렇듯 몸이 약해지면 마음도 약해진다고들 하는데, 그걸 많이 깨달은 이번 한 주였습니다. 내 마음대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한 걸음 한 걸음을 예민하게 신경쓰면서 다니다 보니 저도 모르게 마음의 그릇이 좁아지고 있었습니다.


출퇴근길에서 누군가라도 제 발을 밟을까봐 사람들을 경계하게 됐고 제대로 걷지 못해 골반과 허리 쪽에도 통증이 나타나면서 사소한 자극에도 예민해졌습니다.


이번 주가 '몸이 약해지면 마음도 약해진다'라는 문장을 가장 깊게 느낀 한 주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 제 발목은 앞으로 2주 정도는 더 깁스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1주일동안 운동을 하지못해 몸이 슬슬 부는 것 같고, 기존에도 하루라도 운동을 안 하면 몸이 찌뿌둥하게 느껴졌었기에 더욱 운동에 대한 갈망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다음 주는 몸은 약해졌지만 다시 멘탈 챙겨서 부지런히 주어진 시간을 살아가 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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