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부터 당당하지 않는 태도가 문제다.
지금 시간 새벽 5시 반, 이 시간에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나는, 한 달 정도 지나면 결혼 6주년, 7년 차인 전업주부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결혼 생활 동안 아이 둘을 낳았고, 지금도 어린아이 둘과 아주 하루하루 재미있게 정신없이 지내고 있다.
하지만 전업주부로서 지내면서 나는 많은 내 본래의 모습을 잃고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만 그런가? 내가 까다로운 건가? 내가 피곤한 건가?
그래도 코로나 시국 이전, 첫째를 키울 때는 그때도 마찬가지로 힘들었지만 그때는 가끔 문화센터에서 아기 엄마들 보면 위안도 되고 혼자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은 더욱 답답해진 시국과 삶의 변수들에 중심을 잡지 못하고 사는 것 같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는 것도, 집에서 집안일을 하는 것도.. 그게 문제가 아니라 무엇이 문제일까 생각을 해보았다. "전업주부"는 왜 인지 모르게 기분 좋지가 않다. 굉장히 당당하지 않는 기분이 나는 들었다.
워킹맘과 비교하면 전업주부는 "덜"인 기분이 든다.
왜 일까?
그런 걸까?
아이들을 키우니까 어른과의 집중 있는 대화가 이어지기 힘들다. 대화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
그런데 그게 잘 안되니까 혼자 속으로 자문자답하는 시간이 더욱 많이 늘었다.
그러면서 내가 생각한 건.. 바로 '내가 하는 일에 대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가치를 누가 인정해줘야 하는가?
타인? 남편? 아이? 부모?
아니.
일단 내가 나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당당하면 되는데 사실 그게 쉽지 않다.
전업주부라는 인식이 어릴 때부터 생각해보면 우리가 교육받을 때 '회사에서 일하는 커리어우먼'이 각광받았고
집에서 일하지 않는 엄마들보다 더 멋지다는 인식을 교육받고 자란 것 같다.
그냥 예전 기억을 떠올려보면 그런 것 같다.
그리고 그 전 세대에 비해 여성들의 교육률이 높아졌고, 학력도 높아지면서 그에 대한 괴리감이 더욱 커졌던 것 같다.
인식 및 제도개선이 교육/학력이 같이 비례하며 높아지지 않았다.
실제로 결혼보다 아이를 낳는 순간 진짜 삶의 가치와, 삶을 바라보는 시선은 완전히 달라진다.
그러면서 아이를 양육하는 것, 일하는 것에서도 무언가 우선순위가 달라지기도 한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전업주부라는 것을 비판하는 게 아니라, 전업주부들의 가치가 드높아졌으면 좋겠다.
집에 있는 다고 모두가 전업주부는 아니다.
밖에서 일한다고 모두가 일을 잘하는 게 아니지 않지 않나?
전업주부로서가 아니라 지금 내가 하는 일이, 그리고 내가 가치 있다고 생각해서 지금 있는 이곳이 '전업주부'라는 세계이고 그래서 나는 이곳이 조금 더 가치 있게 인식되었으면 좋겠다.
나부터 말이다.
요즘은 N 잡러라는 말이 유행이던데, 나도 아이들이 성장할수록 나 또한 같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내가 선택한 '전업주부'라는 내 직업을 갖고 있고, 또 수년 후에는 다른 일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물론 전업은 아니더라도 '주부'라는 타이틀은 죽을 때까지 갖고 있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나는 '브런치'에 내 다양한 실험들을 기록하려고 한다.
기록이라고 해서 특별할 것은 없지만.
당당해지기 위해, 그럼에도 열심히 지내려는 내 다양한 실험들이 내 밝아질 여유 있는 모습들을 그려보고,
나처럼 자의든 타의든 '전업주부'가 되어 헤매고 지치는 누군가들이 있다면? 내 글이 그들에게도 도움과 위안이 되길 바란다.
사실 '전업주부의 실험실'이기보다는 그냥 '내 실험실' 이기도 하다.
소소한 실험을 통해서, 나 자신의 평온과 평정을 찾아가도록 노력해볼 것이다.
그 첫 번째로 2주간 새벽에 일어나기!이다.
최근에 설거지를 하면서 '김미경' 강사의 유튜브를 들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새벽 일어나기 2주 미션을 하면서 새해를 기분 좋게 맞이하자는 것이었다. 그 프로젝트 모임 인원이 되기엔 사실 못할 것 같아서 주변 지인들과 같이 하고 싶었으나 그냥 일단 나 혼자 해봐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나는 절실했다.
내가 육아와 살림과 다른 변수들에 더 이상 나를 잃고 싶지 않았다.
축 널어진 빨래처럼.. 더 이상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변수는 아이였다. 갑자기 작은 아이가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다. 아뿔싸..
또 내 미션은 저 멀리 인사한다.. 안녕...
남편에게 부탁했다. 나는 달라지고 싶고, 그러는 게 당신도 나도 우리가 좋을 것이니 딱 1주일만 혹여나 아이가 깨어도 당신이 케어해달라고..
물론 아이가 둘이다 보니, 잠자리에선 큰 아이는 내가 맡고, 작은 아이는 남편이 주로 케어를 하는데,
나는 오롯하고 당당한 시간을 찾다 보니 '새벽'까지 내려온 것인데.. 이것도 당당하지 못하다면 진짜 우울해질 것 같았다. 그래서 당당한 시간을 위해 그 시간을 미리 부탁하였다.
그리고 오늘 1일 차이다.
과연 2주간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일단 시작은 했다.
시작해서 이렇게 브런치도 쓸 수 있었다.
2주 후에 조금 더 나은 내가 되었는지, 전업주부로서의 내 모습은 조금 내가 더 당당해졌는지 궁금하다.
오늘의 기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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