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라는 이름부터 바꿔버려!
청소를 하던 중이었다.
욕실 바닥 타일 사이에 곰팡이들이 군데군데 너무 눈에 거슬려서 곰팡이 제거 젤을 바르는 중에..,
'어후.. 티도 안 나는 거, 시간만 걸리고 노력과 애만 쓰는데..' 울떡지는 마음에 그냥 나도 모르겠다 싶어서 이렇게 브런치 창을 열었다.
그리고 글을 쓴다.
전업주부에 대해서 전에 한번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나는 전업주부가 싫다.
나는 전업주부다.
그러므로 나는 내가 싫다.
이렇게 귀결되는 것인가?
전에 쓴 글 : 전업주부라는 것은 어떤 것인데?
어제인가 부부모임에서 나 빼고 워킹맘들이었다. 내 나이 또래 정도면 회사에서 그 정도 위치구나 라는 것을 이야기로 실감이 났다. 그렇구나... 내가 벌써 나이가 그렇게 되었고, 사회생활 안 한 지 꽤 되었구나..
진짜 그 '경단녀'가 나네.. 나??
솔직한 마음에는.. 잠시 내가 초라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뭐.. 각자 다른 인생이니까.. 그런데 그것도 무시 못하는 게.. 다수 속에 소수이면 그런 생각이 들 수 도 있으니까.
집에 와서 보니.. 내 옷차림은 티셔츠에 바지, 내 군살들..
아직 대화 안 통하는 아이들과 진지한 대화를 하기에는 뇌구조가 다른 남편과..
가끔은 가슴이 꽉 막힌 기분이었다.
'전업주부'인 나는 왜 당당하지 못하고 이 위치를 사랑하지 못할까?
누군가들의 인정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이 자리를 자랑스럽게 여기면 되지 않을까??
잘 안된다. 솔직히 생각의 끝을 달려보려 했지만 그래서 해결점을 찾으려고 했지만 찾지 못했다.
그리고 '타인의 인정과' '나의 인정'이 섞여서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전업주부'라는 명칭은 사전에서 뜻 수정을 해줬으면 좋겠고, 전업주부는 직업군에 들어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보수가 없는 일'인데 어떻게 직업군에 들어갈 수 있겠는가.
직업 :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
(출처 : 네이버 국어사전)
나는 시대에 뒤처져서 지금 사는 것인가? 그게 맞는 거 같기도 하다..
맞아 내 일을 하면서 하는 게 맞았던 건가..
왜 이 '전업주부' 자체로서 멋있을 수 없나. 보수도 받고, 자신감 있게 이 자체를 빛나게 할 수 없나?
생각해보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나의 막연함은 그렇게 들 때가 많다.
애들을 키워 놓고 '넌 뭐라도 할 수 있을 거야'라는 말은 과연 내게 위로와 응원인가?
반대로 누가 나를 고용하겠는가?
내가 왜 이 글을 쓰고 있는가? 화가 나서? 아니다.
그 이유는 맨 마지막에 언급하겠다.
나는 '전업주부'라는 단어는 '가정 경영자 '라는 이름으로 바꿨으면 좋겠고 특수직으로 뭔가 특수하게 분류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문화 자체가 바뀌었으면 좋겠다.
'남편은 고생하고, 아내는 전업주부인데, 외벌이 집인데 애까지 잘 봐 집안일도 한데. 그 여자는 뭐한데?'
이런 식으로 누군가 말한다고 치자. 나도 그렇게 생각했을 수 있다.
그런데 말이야.
우리가 회사에서 일을 보면, 회사에서 돈을 직접적으로 벌어오고, 성과를 내는 부서도 있고, 이를 유지하고 이들을 지원하는 부서도 있다. 그렇다면, 회사에서 성과를 평가할 때 부서별로 특성 있게 평가하지 무조건 눈에 보이는 부서만 무조건 성과를 잘 주진 않을 것이다.
우리도 다양한 관점에서 서로를 존중해주고 서로를 인정해주고, 보이지 않는 그 역할을 자처하는 게 쉬운가를 생각해보자.
절대 그렇지 않다.
나는 솔직히 '전업주부'가 이 세대..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대에서 안 맞다고 생각한다.
100여년 전에 살았던 작가 '버지니아 울프'도 그런말을 했다.
여성들이 500파운드와 자기만의 방이 있다면...!
이런 저런 생각들을 머릿속으로 하다가,
전업주부는 비율이 어떻게 될까도 궁금하다. 많을 수도 있다. 그녀들은 그 삶에 얼마나 만족한가?
'무보수' 라는 게 제일 근본적인 문제이다.
보이지 않는 그 가치에 계속 에너지를 충전해야 하는데, 그게 쉽냐고..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어서 우리 가족이 조금 더 활동하는데 힘이 될 거야'
휴.. 모르겠다 그게 맞을까?? 내 착각일 수도...
'전업주부'라고 검색하면 전업주부 자체로서 멋있고, 배우고 싶은 멘토나 선배를 찾을 수 없다.
전업주부 -재테크.. 아님 아이 키우면서 SNS로 마켓까지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나, TV 드라마 보면 아이들 교육에만 열을 올리는 주부로 그려진다. 아니면 워킹맘을 따돌리면서 자기들끼리만 정보를 주고받는..
솔직히 말이 되냐고.. 그게 전업주부라서가 아니라 그런 사람들이겠지. 그냥 한 인간관계 속에서 서로가 충족치 않으니 공유하지 않는 게 아닐까. 모든 전업주부가 모든 워킹맘이 다 그런 것이 아닌데 말이다.
미디어에서도 '전업주부'를 계속 그렇게 그릴 것인가?
난 조금 별로라고 생각하는데..
어쩔 수 없이 전업주부가 된 분들도 있고, 가정의 '조화'를 생각해서.. 그러신 분들도 있고, 다양하고 여러 사정이 있는데 말이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전업주부'를 멋지다고 생각을 안 하니 항상 그 선입견으로 나를 대하고, 나를 구박하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나와 같은 고민하는 '전업주부'들이 있을 것이고, 방향을 찾고 싶은 이들도 있을 거고, 그래서 이 글을 쓴다. 함께 공유하고 나아가고 힘쓰다 보면 조금 더 이 직군이라고 할까? 이 직군 속에서 아이와 남편, 또는 다른 타인이 아니라 진정한 나로서 일단 이곳에서 괜찮고 멋지고 누군가에게도 추천할 수 있는 그런 내가 될 수도 있을 거란 막연한 희망을 품으며..
계속 나는 '전업주부'에 대해 글을 쓸 것이다.
* 이 두서없는 날것의 글이 나와 같은 누군가에게 공감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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