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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ss Traveler May 07. 2022

괜찮은 일들에 관하여

엄마를 잃은 딸의 고백

1년 정도, 내내 병원에서만 지내던 때가 있었다.

이건 사실 정말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던 시간들.

그러기에 난 괜찮다.

엄마로부터 쏟아지는 그 모든 야속한,

정확히는 극명한 사실일 뿐이었고

다만 내가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말들도

그녀가 아픈 뒤,

어느 순간 다 괜찮아졌다.

어떻게 하면 그녀를 이겨먹을 수 있을까

골머리를 앓던 어리석은 날들까지

모두 다 괜찮아지지는 않았기에

아직도 나는 불쑥 와락 참회의 눈물을 쏟지만

이제라도 엄마를 진심으로 이해하게 되었으니

지금 이 어둠의 시간들 조차도

괜찮은 일이라고 여기며.


진짜 너무 힘드네, 했던 날도 잠깐 눈을 돌려 밖을 바라보면 이렇게 이뻤다. 야속하게 아름다웠던 병실 밖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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