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감이 결코 작지는 않을 테지만, 떠나는 사람의 마음에는 이미 걱정의 무게보다 기대와 설렘의 추가 기울어져 있을 것이다. 그래야 떠남의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 것이기에.
코로나시국이 지나 한동안 떠나지 못했던 이들의 움직임이 많아진 요즘, 그 떠남의 발걸음을 조금 가볍게 해 줄 독일의 이야기들을 풀어볼까 한다.
며칠 전 오랜만에 베를린을 가게 되었다. 20년 전 베를린에서 1년 정도 살았던 적이 있었고, 그때 큰아들을 낳았다. 그래서 출생지가 표시되는 아들의 독일 신분증에는 베를린이 찍혀있다.(여기서 팁! 독일에서 살다 보면 자주 출생도시를 물을 때가 있다. 독일 신분증에는 출생도시가 쓰여있다. 독일에 살려고 오는 사람이라면 출생도시가 찍힌 증명서를 하나 들고 오면 편할 수 있다. 구두로 넘어가는 곳도 있지만 가끔 서류를 제시하라는 곳도 있다). 정작 아들은 생후 6개월 때 베를린을 떠나서 고향에 대한 기억과 향수가 하나도 없지만 말이다.
나도 작은 우리 동네에서 살다가 오랜만에 큰 도시에 가니 정신이 없었다. 뮌헨을 자주 가는 편이긴 했지만 뮌헨도 역은 단층이다. 그런데 베를린은 역이 3층은 되는 것 같았다. 플랫폼도 층층마다 얼마나 많은지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은지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나를 마중 나온 아이가 있었다. 아주 오래전에 그러니까 내가 처음으로 독일로 와서 살던 로스톡에서 우리 아랫집에 살던 꼬마였다. 그때 나이가 아마도 7살이었나 그랬는데, 지금은 무려 31살이란다. 체감하지 못했던 세월이 훅 가슴으로 느껴졌다. 내가 우리 동네에서 20년이 넘게 살아서 여기저기 어떻게 가는지 뭐가 어딨는지 아는 것처럼 이 아이도 베를린의 구석구석을 너무도 잘 알았다. 우리 동네는 대중교통이 버스밖에 없는데 베를린은 대도시답게 버스 S반 U반 트램 모든 종류의 교통수단이 다 있으니 당연히 더 복잡하다. 게다가 우버택시까지 있어서 우리나라의 카카오택시처럼 앱으로 호출을 하고 타고다닌단다. 어쨌든 이렇게 독일 땅을 밟았을 때... 에 대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그 아이와 함께 움직인 베를린에서의 하루 때문이다. 말하자면 시간이 절약되었고 편했다. 내렸을 때 나가는 출구가 가장 가까운 지하철 칸의 문까지 정확하게 아는 이의 리드로 아무 걱정 없이 다녔던 대도시의 하루가 편안했고 또 편안했다.
독일 한번 가볼까? 생각을 하면, 당연하지만 일단 비행기를 타야 한다. 우리는 뮌헨공항을 이용하기 때문에 프랑크푸르트로 운항하는 아시아나나 대한항공은 잘 이용하지 못하고 루프트한자를 주로 탔지만, 프랑크푸르트공항을 이용한다면 항공사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내 주변의 독일 젊은이들은 경유를 하여 비교적 항공권 가격이 싼 카타르항공을 많이 이용한다. 독일의 한국 유학생들은 핀에어(헬싱키경우)나 KLM(암스테르담경유) 같은 항공사도 많이 이용한다. 그래도 직항으로 오는 아시아나나 대한항공 루프트한자가 편하긴 하다.
한국 여행사를 이용해 본 적이 없어서 가격차이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주로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표를 사는 편이다. 누군가 싼 표는 여기서 찾으라고 소개해준 스카이스캐너라는 데에서는 한 번도 그렇게 저렴한 표를 발견한 적이 없었다. 구글에서 출발지와 도착지를 검색해서 나오는 표들 중에서 찾는다. 거기서 가끔 저렴한 항공권들을 발견한다. 가격별로 사는 곳이 나오는데, 항공사가 아닌 곳이 얼마 정도 싸긴 하지만 변경과 문의가 어렵다는 리뷰들이 있어서 이용해 본 적은 없다.
검색에 가장 저렴하게 나오는 표는 보통 환불이 어렵고 기내용 가방. 8킬로 짐만 들고 갈 수 있는 수하물이 없는 표, Light다. 수하물 추가하려면 추가비용이 드는데 루프트한자의 경우 편도 60유로 정도가 든다.
가격이 저렴할 경우, 위탁수하물여부를 체크해야 한다.마일리지를 통합할 수 있는 루프트한자와 같은 스타얼라이언스인 아시아나도 이용한다. 비록 프랑크푸르트로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가끔 저렴한 표가 있어서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내식이 루프트한자보다 좋았다. 기내식으로 쌈밥이라니...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