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님 이거 고소 되나요?

변호사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

by 황변
변호사님 이XX 이거 이런이런 짓을 했는데 고소하면 안되나요?


변호사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답은 뭘까.


됩니다 되고말고요


우리나라는 고소의 자유가 있는 나라다. 그러니 '고소해도 되는지'에 대한 답은 언제나! 'YES'일 수밖에 없다. 자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무고죄 라는 것이 있다.


형법 제156조(무고)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러니 아무리 고소의 자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무고죄로 처벌받게 된다면, 그건 고소하면 '안되는' 것이 되겠다. 그러니까 없는 일을 지어내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게 되면 역으로 무고죄를 뒤집어쓰고 처벌받을 수 있다. (무고죄를 판단하는 방법은 정말 까다롭다-쉽게 이야기하면 '완전히 거짓말만 아니라면' 처벌받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건 비밀)


그렇다면 거짓말이 아니라면 고소해도 될까? 거짓말이 아니라면 무고로 고소당할 이유는 없으니, 고소해도 형사처벌 받을 리는 없다. 그래도 한 번만 더 생각해보시길 권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적인 다툼에서는 설령 형사처벌을 받을 만한 일이 실제로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증거가 전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신발을 신고 들어와서 X판을 치며 집을 어지럽혀 놓거나, 뺨을 맘먹고 한 대 올려 붙이거나 뭐 이런 것들이 형사처벌되느냐? 라는 질문에는 당연히 O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러한 행동들을 입증할 증거가 있는지의 싸움이다. 그리고 현실에선, 증거는 드물다.




고소해도 되냐는 질문에는 울분이 있다. 내가 너무 억울하고 상대가 너무 밉다. 가장 효과적으로 괴롭힐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레 고소가 떠오른다. 실제로 고소는 정말로 효과적이다. 난데없이 경찰에서 고소장이 날아오고 출석해서 조사를 받으라고 한다. 이걸 맨정신으로 견디기란 정말 어렵다.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니 경제적으로도 힘들다.


문제는 고소한 본인도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시달린다는 것이다. 변호사를 통해서 ('고소대리라 한다')를 하지 않고 달랑 고소장만 제출하는 경우에는 '제대로' 상대방을 괴롭히기 쉽지 않다. 아직까지 경찰서는 변호사와 민원인을 굉장히 차별대우하는 곳이다. 고소한 사람도 경찰서에 출두해서 고소인진술을 해야 한다. 감정이 극도로 상한 상대방도 꼬투리를 잡아 고소할 확률이 매우 높다.


우리나라는 무고로 거의 처벌하지 않고, 형량도 가벼운 편이다. 그러니 돈이 많고 정신적으로도 여유롭다면, 상대방을 가장 잘 괴롭히기 위해서 고소하는 것도 고려할 법하다. - 라는 것이 결론이다. 그리고, 하려면 변호사와 함께 제대로 해야 한다.




지금도 전국의 마약투약자들이 실형선고를 받고 법정구속되고 있는데, 돈스파이크는 집행유예를 받는다. 법은 아직까지는 좀 더 강하고 좀 더 약은 자에게 웃음짓는다. 앞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약하고 힘없는 자도, 강하고 선한 변호사를 만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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