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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건강 Jul 21. 2023

의안, 인공 안구가 아닌 희망입니다.

by 한독의약박물관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눈이 중요하다는 의미죠. 눈은 사물을 보는 기능 외에도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관상에서도 눈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죠. 실제로 눈동자의 색은 사람마다 전부 다르다고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눈동자의 색을 연구하고 연출한 유물이 있습니다. 오늘은 한독의약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유물, 의안을 소개합니다. 

의안은 외상이나 병 등으로 안구를 잃은 사람에게 삽입하는 인공 안구입니다. 일반적으로 안구가 심하게 손상되면 항원항체반응으로 반대쪽 눈의 시력도 잃게 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 손상된 안구를 적출합니다. 그런데, 안구를 적출한 후 의안을 넣지 않으면 남아있는 빈 공간 때문에 그 부위가 서서히 무너져 내려 얼굴이 비대칭이 됩니다. 잃어버린 시력을 다시 찾을 수는 없지만 의안을 삽입해 외관상 정상 눈과 같이 보이도록 하는 거죠.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의안은 이란의 남동쪽에 위치한 샤르이 쇼흐타(Shahr-i Sokhta) 유적에서 발견됐습니다. 기원전 2900~2800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밖에 고대 로마, 그리스 시대 조각이나 이집트 왕조에서 미라를 만드는 과정에서 의안이 사용됐다 하고 중국에서도 의안이 존재했다는 기록들이 있습니다. 1900년대 초에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유리로 의안을 제작했는데, 깨지기 쉬운 단점이 있었습니다. 

본격적인 의안의 발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입니다. 전쟁으로 의안이 필요해진 사람들이 크게 늘었고, 이때 도자기 제작 기술이 발전하면서 도자기로 의안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도자기 의안은 유리 의안보다 내구성이 강하고 훨씬 더 자연스러운 눈 연출이 가능했습니다.

<의안, 독일 20세기 초반, 한독의약박물관 소장>

이 의안은 1910년~1920년 사이에 독일에서 제작되었습니다. 도자기로 제작되었고 유약이 발라져 있어 실제 눈빛처럼 반짝이는 효과가 납니다. 이 상자에는 55개의 의안이 담겨있으며, 노란색, 파란색, 푸른색, 갈색, 회색 등 홍채 색이 다양합니다. 도톨도톨한 홍채와 실핏줄까지 정교하게 묘사해 제작됐습니다. 의안의 크기가 조금씩 다른 게 보이나요? 이는 안구의 크기와 모양이 사람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눈동자 색을 고르듯이 선택의 폭을 넓혀 알맞은 의안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한 것입니다. 

<세안기, 영국 1860~1880년, 한독의약박물관 소장>

이 유물은 의안을 세척하는 세안기로, 19세기 영국에서 제작되었습니다. 파란 유리로 만들었으며 작은 와인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당시 의안은 위생 문제와 불편함 때문에 2~3시간 이상은 착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외출 후 집으로 돌아와 세안기에 깨끗한 물을 담아 의안을 빼서 세척했습니다. 급하게 세척을 해야 할 때는 의안을 착용한 채 세안기로 눈가를 덮어 세척했습니다. 그래서 세안기 잔 부분의 모양이 눈과 같이 타원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현재도 선천적, 후천적인 이유로 의안을 많이 착용합니다. 의안은 예전보다 재질(산호, 플라스틱)이 개선되고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정상적인 눈동자처럼 움직임이 자연스러운 의안도 개발되었습니다. 이처럼 과학과 의학 기술의 발전은 많은 사람의 일상을 편리하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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