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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하 Aug 12. 2020

2019 전주 국제영화제 미들어스 라이팅 캠프

신연식 감독의 시나리오 강의

좋은 기회로 전주 국제영화제 전주 프로젝트 마켓 '미들어스 Writing 라이팅 캠프' 강의를 듣게 되었다. (DVD까지 소장할 정도로 아끼는) 영화 <동주>의 시나리오를 쓴 신연식 감독님의 강의로 2시간가량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 난 그저 옵서버로 참여했지만, 의미 있는 시간들을 꼭 꼭 담아두고 싶어서 노트북으로 열심히 감독님의 말들을 기록해두었다.

벌써 열흘이 지났지만, 아직도 강의 내용이 생생한데 그중에서 '좋은 시나리오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인지하는 자기 분석에서부터 나온다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즉, 극예술은 특정 사회와 시대 안에서의 특정한 인간의 상황을 정의하는 매체인데 어떤 사회에 대한 자신의 본질적인 태도나 생각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었다.

구체적인 예로 괴롭다는 감정을 느낄 때는 내가 왜 괴로운지에 대한 본질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을 들어주셨다. 고통의 원인을 알아야 하는 것만이 욕망의 색깔과 방향을 좌우할 수 있으며 그것이 시나리오로 드러난다는 것이었다. 강의 내내 말씀하시는 '본질'이라는 개념이 이해될 것 같으면서도 막상 확실하게 잡히지 않아 어려워하는 중에 첫 번째 강의가 마무리되었다.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에 충분한 애정을 담아야 한다는 뜻인가?라고도 고민했다.





그렇게 이어진 두 번째 강의에서는 'Main Plot'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셨다. 메인 플롯에 방해가 되는 요소는 영화의 방해 요소만 된다는 것이었다. 이때도 '현상으로 사고하지 말고, 본질을 파악하라'는 것을 강조하시면서 본질적 요소가 어떤 식으로 충돌하고 소통을 해서 어떤 의미로 다가올 것인지에 대해 중요성을 다시 한번 언급했다.

그렇게 두 번째 강의가 마무리될 무렵 강의 내내 강조하시던 '본질을 파악하라'의 의미를 어느 정도 깨닫게 된 것 같았다. 한 시대나 배경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 배경 속에서 발생하는 근본적인 욕망을 이해하는 것. 더 나아가 시나리오 상으로는, 화자가 줄줄이 나열하며 설명하지 않아도 청자나 관객이 자신만의 흐름으로 인물 간의 관계와 행동을 유추하며 이해할 수 있는 것. 이 두 가지로 스스로 정의 내려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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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강의를 통해 직접 글을 쓰며 표현해내는 창작이라는 활동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다시금 깨달았다. 신연식 감독님을 포함해, 앞에 앉아계시던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캠프 참여자분들이 그냥 대단해 보였다.


이어 아직도 나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는 것에 대해서 속상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영화를 만들고 싶다 해서 시나리오를 제대로 적어본 적도 없고, 영화기자가 되고 싶다고 해서 영화평론이나 글을 제대로 써본 적도 없고 그냥 이렇게 소소한 생각만을 적기만을 반복한다.

하지만 오늘 용기는 많이 얻었던 것 같다. '일단 많이 써봐.' '글 쓰는 일은 정확히 고통과 비례한다.'는 감독님의 말씀이 그저 와 닿았다. 어떻게든 써보고, 어떻게든 도전하는 것이 맞는 거겠지? 용기가 필요하다. 아주 많이. 또 내 마음이 따르는 대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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