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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Jul 31. 2022

PM/PO가 완벽주의를 추구해서는 안 되는 이유

임포스터 신드롬을 극복하는 마인드, 실행주의

'모든 걸 혼자 하겠다는 PM/PO는 최악이다'라는 주니어 PO의 브런치 글을 재밌게 읽었다.

(출처 - https://brunch.co.kr/@eunmee910/47)


PM/PO라면 나도 '잘 모른다'는 상태일 때, 이를 빠르게 인정하고 남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것인데, 최근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 공유한다.



완벽한 기획안을 드리고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그냥 늦어지기만 한 셈이라 죄송해요.


기능 정의와 기획안을 완벽하게 해내고 싶어서 욕심을 부리다가 일정만 늦어진 이 슬픈 경험은 이렇다.


생체인증 기능을 앱에 구현하는 프로젝트였는데, 막연하게 사용하기만 했을 뿐 상세한 사항은 전혀 몰랐던 기술 분야였다. 또 기능 정의 및 구현의 난이도는 차치하고서라도, 고객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법적 리스크가 존재해 법적인 사항들을 한 달에 걸쳐 크로스체크해야 했다.


- 생체인증 기술의 정의 및 리스크 : https://www.itworld.co.kr/news/116811
- FIDO Alliance : https://fidoalliance.org/
- 생체 인식 인증 대화상자 표시(안드로이드) : https://developer.android.com/training/sign-in/biometric-auth?hl=ko


생체인증은 기본적으로 생체인증 기능 사용을 허용 혹은 약관에 동의한 고객에 한해 '액세스'를 부여하는 기술이다. 그 액세스는 앱에 대한 1차 로그인이 될 수도 있고, 이미 로그인 된 유저에 대한 이중장치로서 앱 잠금을 해제하는 2차 인증일 수도, 혹은 결제 등유저의 신원 확인이 중요한 서비스에 추가적으로 요구되는 단계일 수도 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양한 서비스(특히 금융, 자산관리, 결제 앱)를 통해 생체인증 기술을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네이버페이의 생체인증 기능


그러다 보니 생체인증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유저의 신원 확인에 신뢰도를 얻기 위한 필수 절차를 따라야 하고, FIDO(Fast IDentity Online) Alliance가 요구하는 기준을 갖춰야 한다. 또한 OS가 iOS, Android냐에 따라서, 또 생체인증 수단이 지문이냐 얼굴이냐에 등에 따라서 기기에서 권한 요청을 필수적으로 선언해야 하는지도 다르다. 게다가 생체인증 정보라는 민감한 속성 때문에 -비록 FIDO 서버에 저장되는 것은 암호키, 즉 법적으로 개인정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고객과의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리스크가 존재해 서비스 이용동의 약관을 별도로 받을 필요성도 낮지만 있다. 또 유저가 생체인증 이용동의 및 등록 절차를 거치면서 중도이탈하지 않도록 자연스러운 UX를 설계해야 한다.


이용동의 및 등록 절차가 있다면 해지의 절차도 있는 법. 이용에 동의한 유저가 약관 동의를 철회하고 싶을 경우에 대한 법적 검토와 기능 및 메뉴 구현도 필요하다. 또 등록 당시의 생체인증 정보가 기기에서 변경된다면 생체인증 시도시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의 상황도 정의해야 하고...



여기까지가 길고 긴 서론이다. 생체인증 기능이 앱에 미치는 영향범위가 크고, 고객이 이용동의 및 등록까지 거쳐야 하는 Journey가 긴 만큼 나는 기획안에 잔뜩 공을 들이고 있었다. 그래서 개발자와 처음 약속했던 일자를 2일이나 미뤄서 정책과 기능을 정의해 갔는데 결과적으로는 그 기획안이 완벽하지도 않았다.

결국 완벽하지 않았던 기획안을 토대로 개발자와 기능, 정책 등을 크로스체크 해야 했고 그러고 나니 조금 실마리가 풀리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개발자 역시 이 기능 구현을 처음 해 보는 거라, 나처럼 가끔 헤메기도 하고 구글링하기도 하면서 작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 혼자 완벽하게 해내려고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진작 개발자와 실시간으로 상호소통하면서 물어볼 걸' 후회한 순간이다.


자신의 실제 실력은 외부에서 평가받는 것보다 빈약하며, 언젠가 이 사실이 들통날까봐 전전긍긍해하는 불안함을 임포스터 신드롬이라고 한다.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33641


 경험은 나의 고질적인 완벽주의와 '모르는 상태'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는 임포스터 신드롬, 그리고 PM으로서 훌륭하게 역할을 다해내고 싶다는 욕심이 합쳐진 결과다.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는 나의 완벽주의 성향이 성장에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바로 실행하고 시도하는 실행주의 성향을 키우고 싶어서 노력 중이다. 모든 것을 잘 알고 완벽하게 준비된 사람은 어차피 이 세상에 없으며, 나는 매일 성장하고 나아가는 중이다.




지금 완벽하지 않으면 어때? 오늘도 가볍게 해 보고 내일은 더 나아지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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