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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은 May 04. 2021

가격을 책정할 수 없는,
생일선물

무심한 듯 아닌 듯 시간은 우리 곁을 잔잔히 머물러 있지 않고 참으로 빠르게 흘러가버리는데

특히나 아이를 키우고 있으면 시간의 빠른 흐름을 더 절실히 느낄 수 있는 듯하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나이 먹는 건 생각도 들지 않는다.

남편은 35살 이후부터 계속 나이를 먹지 않고 아직도 30대 중반이라 착각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내게 했다.


한 번은 회사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고 했다.


"과장님 몇 살이세요?"

"대리님은 몇 살인데요?"

"35살이요!"

"나도 35살인데"

"그럼 동갑이네요. 서로 말 편하게 해요"


그렇게 서로 친구처럼 편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하는 이야기마다 공통점이 없더란다.

그래서 '이상하다. 왜 같은 시기에 학교를 다녔는데 모르지?'

하고는 자신의 나이를 다시 한번 계산해 보았다고 한다.


"이야기 중에 미안한데 내가 계산을 잘못했네. 나는 38살이에요"


신나서 이야기하던 상대방이 이상한 표정으로 쳐다보더라고.


나도 한 번씩 '내가 몇 살이더라?' 생각하곤 한다.

그런데 훌쩍 커버린 아이를 느낄 때 시간이 참으로 빠르게 흘러가는구나를 탄식하게 된다.

자는 아이를 그윽이 바라볼 때 특히 여러 감정들이 드는 건 모든 엄마들의 숙명일까.


"어머, 벌써 6살 생일이야? 뭐 이렇게 빨리 크지 아까워~"


올해 생일에는 더욱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었다.

일 년이 넘도록 여행도 못 가고 가까운 곳에 체험활동도 가지 못한 점에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더해졌으리라. 아이는 "코로나 언제 끝나?" 하고 자주 물어오며,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나열하지만

안타깝게도 5살과 6살인 현재 그 어디도 가지 못했다. 

그러니 6살 생일에 대해 더 애틋하고 또 축하하는 마음이 들었다.

갖고 싶은 장난감을 사주는 게 아니라 필요한 무언가를 돈으로 사주는 것이 아니라

엄마 아빠의 마음을 듬뿍 담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추억할 수 있는 그런 선물.

'과연 뭐가 있을까?'

생각을 하다 피아노 앞에 앉았다.

딸아이를 생각하며 가사를 써 내려가고 멜로디를 만들었다.

그렇게 모두가 잠든 밤에 나는 은밀하고도 기쁘게 노래를 만들어 갔다.

내일 아침에 딸과 남편에게 들려주면 얼마나 좋아할까?

새벽 3시.

피곤함보다 설렘으로 가득한 마음으로 딸을 위한 생일 축하노래를 완성했다.





생일 축하해 (작사, 작곡 : 김성은)


오늘은 너무 설레는 날

일 년 중 가장 뜻깊은 날

모든 사람이 솔이 축하하고 

축복해 주는 날

엄마와 아빠의 사랑으로

태어난 솔이 사랑해

우리 가족이 돼준 너에게

너무나 감사해

생일 축하합니다

솔이 사랑합니다

보석보다 빛나는

너를 응원합니다

오늘처럼 행복이 가득하고

입가에 미소가 아름다운

너의 꿈이 모두 이뤄지길

언제나 응원해

 


   

"어제 새벽에 솔이 생일선물을 만들었어"


몇 시간 못 잔 내가 눈이 번쩍 떠지고 아침에 일어난 딸과 남편에게 노래를 들려주었다.

기뻐할 생각에 진심이 담긴 목소리로 불러주었다.

엄지 척을 내세우는 딸과 남편 덕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아침이었다.

편곡 작업을 위해 몇 날 며칠 야근을 해야 했지만 생일날 완성해야 하기 때문에 집중을 했다.

유치원 담임선생님께 생일잔치 때 꼭 틀어달라고 음원도 드렸다.

그렇게 뿌듯하게 의미 있는 선물을 만들고 감동을 나누었다.


노래 선물을 한다는 것.

가격을 책정할 수 없는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았다.

아직 어린 6살이지만, 엄마 아빠의 목소리가 담긴 노래를 모든 친구들 앞에서 축하곡으로 들으며

행복해했다는 담임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나도 남편도 뿌듯했다.

어느 때보다 값진 선물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딸아이가 계속 불러서 더욱 행복한 생일선물이 되었다.


이제 종종 노래 선물을 해야겠다.


-감사하게도 노래 반응이 좋아 앨범 발매로 이어졌습니다.

멜론, 지니, 바이브, 엠넷, 플로 등등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어디든 들을 수 있습니다. '

"김성은 생일 축하해"

 검색해서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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