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취업 준비생으로 고민했던 것들
현재 6년째 일본에서 일하고 있다.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일본 취업에 성공했고, 2015년 4월, 꿈에 그리던 일본 직장인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일본에서 일하면서 느끼고 겪었던 것들은 이 매거진을 통해 차차 이야기하도록 하고,
"#1 나의 일본 취업 이야기"에서는 일본 취업 준비생으로서 고민했었던 것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글이 일본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본다.
<왜 일본이어야 하는가?>
일본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납득이 갈 때까지 몇 번이고 이 물음에 대해 고민했으면 좋겠다.
이 물음에 대한 정답은 없다.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이유가 있으면 된다.
왜 한국이 아니라 외국에서 일하고 싶고, 외국 중에서도 왜 하필이면 일본인가.
당시 내 생각은 이랬다.
먼저, 20년 넘게 한 나라에 살았으니 충분히 산 거 아닌가 싶었고(지금 생각해보면 참 당돌한 생각이었다), 한 나라에 계속 있기보다는 다른 나라에 살면서 내 견문을 넓히고 싶었다.
그리고 그 나라가 일본이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오랫동안 공부해온 일본어를 최대한으로 살릴 수 있다는 것
・일본이라는 나라가 나에게 잘 맞는다는 것
・(신입의 경우) 일본 회사는 그 사람의 스펙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봐주고, 가능성 있는 인재를 회사에서 길러준다는 문화라는 것
이러한 이유로 나는 일본 취업을 결심했다.
<나는 무얼 하고 싶은가?>
혹시 "그저 일본에서 일할 수 있기만 하면 어느 회사든 상관없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생각은 빨리 접는 것이 좋다.
직장에서 일을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즐거운 일도 있는가 하면 그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일도 많다. 게다가 한국이 아니라 외국에서 일하는 거라면 단순히 일로 인한 힘듦뿐만이 아니라 한국에 대한 그리움, 혼자 있다는 외로움이 직장 생활을 더 힘들게 한다.
어차피 힘든 직장 생활이라면 되도록이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회사에 들어가는 게 좋지 않겠는가. "일본 회사면 다 좋아"가 아니라 자신이 무얼 하고 싶은지, 하고 싶은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회사가 좋을지를 신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당시에 나는 내가 어떨 때 행복한지에 대해서 자기 분석을 해봤다.
그 결과 나온 답은, "누군가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었을 때", 즉 "내가 누군가의 도움이 되었을 때"였다.
언뜻 추상적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나만의 기준이 있었기에 지원하는 회사를 선택할 때도 나에게 맞는 회사를 찾기 쉬웠고, 결과 만족하는 회사에 취업할 수 있게 되었다.
<일할 때 나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세 가지 중에서 가장 오랜 시간 동안 머리 아프게 고민한 것이 바로 이 물음이었다.
취업 활동 후, 3곳에서 최종 합격을 받았다. 한 곳은 스카웃 제의를 받은 곳이었는데, 내가 일하기 원하는 지역이 아니라서 바로 사퇴를 했다.
문제는 나머지 두 곳이었다. 둘 다 직접 지원을 한 곳이었기에 업무 내용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A 회사는 너무나 유명하고 안정적인 회사였으며, 나에게 구체적인 포지션을 약속해주었다. 앞으로의 커리어가 명확하게 보였다.
B 회사 역시 유명하고 안정적인 회사였고, 무엇보다 인사 담당자들과의 궁합이 잘 맞았다. 규모는 대기업이지만 사풍은 벤처 기업과 같은 분위기일 거라 생각했다.
당신이라면 어떤 쪽을 택하겠는가. 정답은 없다.
일할 때 있어서 무엇이 중요한지에 따라 답이 갈릴뿐이다.
수많은 고민 끝에 나는 B를 선택했다.
일할 때 있어서 나에게 중요한 건, 벤처 기업과 같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회사인가 아닌가,
즉, "여러 의견들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고, 커다란 기계의 부품 중 하나가 아니라 주체적으로 일해나갈 수 있는 환경"이었던 것이다.
커리어가 보장된다는 점에서 A 회사도 정말 매력적이었지만, A 회사에서 내가 활기차게 일하는 모습이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B 회사에 들어가 보니 완전 대기업 스타일이었다.
물론 B 회사에서 나를 속인 건 아니다. 여러 가지를 보고 내가 스스로 판단한 거니까.
이렇게 취업 준비생으로 보는 회사와 사원으로서 직접 회사에 들어가서 보는 회사는 어느 정도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그때의 선택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다시 돌아간다 하더라도 B 회사를 선택할 것이다.
결국 5년 차에 "벤처 기업과 같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회사"로 이직을 하긴 했지만,
B 회사에서 배우고 얻은 것이 많고, 대체적으로 즐거운 기억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도 있지만 말이다.
이 세 가지 고민거리 모두 일본 취업에 있어서 반드시 자신에게 물어보고 그 답을 찾아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주말에 하루, 이틀 정도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