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먹라이프 '핏미연과 함께하는 운동 데이트' 크리에이터 황미연
출근길 버스를 놓칠까 봐 정류장까지 뛰어간 적이 있었어요. 100미터도 채 안 되는 거리인데 잠깐 뛴 것만으로 숨이 헉헉 차오르더라고요. 그때 느꼈어요. '하아, 내 체력이 정말 쓰레기구나' 하고.
분명 '쓰레기 체력'이라고 했다. '저질'도 '약골'도 아니고 '쓰레기'라니. 자괴감과 환멸이 묻어나는 극강의 수식어를 그는 과거의 자기 자신에게 붙였다. 유튜브 채널 '핏미연TV'의 크로스핏 유튜버이자 해먹라이프 '핏미연과 함께하는 운동 데이트' 크리에이터 핏미연 얘기다. 이렇게나 자학적인 자기 고백을 할 수 있는 건 당연하다. 지금의 핏미연은 다른 누구보다 당당하고 강한 여자니까.
핏미연(본명 황미연)이 크로스핏을 시작한 건 다이어트가 아닌 '생존'을 위해서였다고 하는 게 정확하다. 집에서 코앞에 있는 버스정류장까지 달리거나 고작 2~3층 계단을 오르는 것만 해도 힘이 부쳤으니까. '이래서야 험한(?) 세상에서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른바 '생존 체력'을 길러 강해지고 싶었던 그는 안성맞춤인 운동을 찾았다. 이름하야 크로스핏.
원래 너무 마르고 약한 체력의 소유자였던 그에게 크로스핏은 만만한 운동이 아니었다. 여럿이 모여 이리저리 뛰고 들고 흔드는 걸 보고 처음엔 '도대체 이게 뭐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단다. 일단 한 달만 해보자는 다짐으로 시작한 운동이 1년이 됐고, 2년이 됐다. 이 와중에 그는 직장을 그만뒀고, 회사원 '황미연'은 크로스핏 코치 겸 크리에이터 '핏미연'이 됐다.
크로스핏을 하면서 꾸미지 않고 체육복을 입고 다니는 게 일상이 됐어요. 여자로서 내 몸에 대한 시각이 많이 바뀌었죠.
핏미연에게 크로스핏이 준 선물은 그저 체중계 위 수치가 아니었다. 점점 탄탄해진 몸은 근력과 지구력을 나란히 끌어올렸고, 그러면서 내면도 강해졌다. SNS에서 '핫'하다는 걸그룹 멤버들의 식단, 마른 체형의 S라인 몸매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미디어를 통해 부각되는 '날씬한 여성'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진짜 건강한 삶'을 스스로 일궈낸 셈이다.
내 한계를 극복했을 때 오는 성취감이 있어요. 여자도 충분히 강해질 수 있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죠."
운동과는 담을 쌓고 지내던 일반인에서 크로스핏 전문가로 변신하기까지. 그가 겪어온 2년은 그 자체로 '보통 여자'들의 이정표가 되고 있다. 운동을 시작하는 첫걸음부터 즐기는 노하우를 전하거나, 힘들고 고된 동작을 억지로 반복하는 대신 다른 동작으로 비슷한 운동 효과를 내도록 돕는 식이다. 해먹라이프 '핏미연과 함께하는 운동 데이트' 클래스를 계기로 이런 자신만의 노하우들을 공유하고 싶단다.
크로스핏은 매일 다른 움직임으로 일상생활 중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어요. 덕분에 저는 매일매일 에너지 넘치는 삶을 살게 됐어요.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할머니가 될 때까지 운동하는 게 바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