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진 creator] 야채 과일 구이가 선물한 행운
인생을 살면서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름대로 예견해 볼지언정, 지금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확실하게 알 수 없다.
하긴 모든 걸 다 알면 그게 무슨 재미일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인생은 항상 기대 속에서 무언가를 하는 시간들의 연속이다. 만일 예기치 않게 너무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 그저 더 많이 기뻐하고 더 많이 감사해야 한다. 내 주방에서 찾아낸 행복이 나의 기대치를 훨씬 웃돈 때처럼.
어느 날, 우연히 그저 과일과 야채들을 구워 보았을 뿐이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재료들의 영양과 아름다움이 배가됐다.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며 궁금해했다. 시즈닝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과정을 거쳐 굽는 수고만을 들인 것뿐인데, 너무 과분한 결과를 얻었다.
살다 보면 종종 예상치 못한 이런 작은 기쁨들이 불쑥불쑥 찾아온다. 별생각 없이 한 일이 특별한 행운으로 돌아왔을 때, 그 기쁨이야말로 삶은 튼튼히 지탱해 주는 원동력이 아닐까.
과일이나 채소는 생으로 먹어야 좋다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구워 먹었을 때 영양소가 훨씬 좋아지는 채소나 과일들이 꽤 많다. 알록달록한 과일과 채소를 잘라 구워 보면, 영양은 차치하고라도 맛도 비주얼도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