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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은성 Nov 25. 2023

2022년 11월 25일의 나

1년 전의 나는

이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했을 때의 나는 이번 연도를 어떻게 채워나가야 할지

또 나에게 어떤 수많은 일이 생길지 기대감과 설렘 그리고 두려움을 느꼈던 것 같다.

한 달 뒤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연말은 무얼 하면 좋을지.

그리고 입사한 지 몇 주밖에 안 된 새내기로 여러 가지 형태의 마음을 가지고 시작했던 11월-

1년 뒤인 지금의 나에게는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여러 감정들이 뒤섞인 한 해를 보냈다.


나의 새로운 면을 직면하기도 했던, 처음 느끼는 감정들도 있었으며 외면한 감정들도 많았다.


그런 나의 마음들을 거의 1년이 다 된 지금에서야 돌아보게 되었다


다한증이라는 평생 달고 살던 고질병을 드디어 수술하고 강제 연차로 집에서 쉬게 되었는데

매 주말이면 등산이고 러닝이고 다니다가 집에만 있으니 브런치도 뒤적이게 되고

미뤄뒀던 일기장도 뒤적이게 되고 이거 꽤나 좋은 거 같다(?)


무엇보다 다이어리의 적어뒀던 나의 글들을 보며 아, 이때의 나는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글 쓰는 걸 참 좋아했었는데 이 글을 끝으로 반년정도는 글을 적지도 감정을 기록하지도 않았었다.


나 자신을 돌아보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은 안쓰럽기도 하면서, 그 시기를 잘 버텨왔던 나 자신이 대견하기도 하면서 꾹꾹 눌러써 내린 일기장을 보니 괜시리 울컥한 마음이 드는 오늘이다.


글을 적지 않았던 반년 정도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며, 몸을 최대한 바쁘게 만들고 살아내려 노력했다. 그래야 내 마음이 버틸 수 있었으니까. 

그나마 몸이 바쁘면 생각은 멈춰낼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덕분에 건강을 얻었고, 내 자신을 어떻게 돌보는 게 좋은 건지 찬찬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에게 사람을 만나고 헤어진다는 것은 나의 서랍에 고이고이 간직되는 책의 한 페이지랄까.

아무리 그 인연이 별로였어도 말이다


당시에는 촌스럽고 찌질할지 몰라도 이후에 그 서랍 안에 책을 펼쳐 보았을 때

적어도 그때의 나는 솔직했고, 최선을 다해 사랑했으며 이별했구나.

그래도 좋은 추억을 남겼구나. 잘했다. 하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정고이너사이드의 다이어리를 구매했다.

이제 다가올 2024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나는 또 설레이고 기대되고 두렵겠지?

내년 이맘쯤에는 지금처럼 날씨가 추울지, 눈이 내리지는 않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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