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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Mar 05. 2023

세상 산만하던 내가 명상을 시작한 이유

명상 1일 차, 시작과 감상

명상, 뭐가 그리 대단한데?


 명상을 시작했다.

 거창한 계기가 있던 것은 아니고, 요가를 하며 느끼는 안온함, 편안함을 좀 더 가성비 있게 느끼고 싶었달까. 요가는 치열한 명상이라는데 아침이니 좀 덜 치열해보자 싶었다.

 표면적으로는 가만히 앉아있기만 하면 되는데, 명상의 효과니, 학계 연구결과니 온 세상이 좋다고 떠들어대기에 트렌디한 건 뭐든지 해봐야 하는 사람으로서 당장 다음날부터 명상, 그까짓 거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7:14

 첫날의 기대감인지, 호기롭게 맞추고 잔 알람보다 16분 일찍 눈이 떠졌다. 좀 더 잘까 했지만 더 잤다가는 오전을 통으로 날리게 될까 봐 이내 자세를 고쳐 잡고 앉았다.

 명상을 하는 방법이야 온 매체에서 알려주고 있었기에 겁낼 것이 없었다. 유튜브는 정보의 홍수였고, 명상가이드영상, 위로받고 싶을 때 듣는 영상, 이별했을 때 듣는 명상영상 등 별 테마의 명상영상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음성이 있기에 초심자가 시작하기에 좋다고 느꼈고, 음성이 있기에 온전히 나의 몸과 마음에 집중하기 어렵겠다고도 생각했다. 결국 어제요가원에서 듣고 마음에 들어 제목을 알아온 요가 음악을 틀었다.


https://youtu.be/Bs9fpyEk5zc

당시 틀어본 음악 saraswati ma



 

 나의 호흡에 집중한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숨을 쉬는 행위를 의식하니 점점 호흡이 가빠지고, 눈을 감고 있자니 온갖 잡념이 머릿속을 감쌌다.

 오늘 하루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려 했다. 생각을 비워내기 쉽지 않아 생각한 대안이었다. 차라리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보자. 매일매일 그날을 어떻게 살아갈지.

‘명상을 끝낸 뒤, 샤워를 하고 간단히 글을 쓰며 아침을 먹을 거야.’
‘오전 10시엔 잠실에 있는 약속을 가고, 헤어진 후엔 오랜만에 책을 읽어야지. 서점에 가야겠다.‘

 그렇게 오늘을 살아갈 계획을 차근히 하다 보니, 어느덧 머릿속을 헤집던 잡념은 사라지고 하루를 살아갈 에너지를 얻게 되는 것이었다. (신기하게도 하루를 마친 오늘, 모든 계획은 완벽하게 이루어졌다.)




그렇게 성공적인 명상 1일 차가 끝이 났다.

생각을 비우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아무렴 어떠냐. 어떻게든 나의 호흡으로, 좋은 방향으로, 이 여정이 이어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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