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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구 Sep 05. 2024

네가 과거였으면 좋겠다

9월 3일의 기록

긴 시간을 들여 생각했다.

나는 너와 연락을 끊고 싶다.

나를 못됐다고 했던, 너의 말이 상처가 됐다고 했던, 그러니까 우리가 멀어지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나 때문이라던,

마침내 나도 너와 멀어지고 싶다.

네게 서운했다고, 나는 네가 필요했는데 나 없이 태평하던 네게 화가 났다고, 그 울분이 여지껏 남아 있다고,

진심으로 그 말을 내뱉던 나는 이제 여기 없다.

그러니까 네가 축하를 구할 때

기꺼이 너를 축복하겠지만

나는 너의 축하를 구하지는 않을 것이다.

네가 붙잡아도 나는 붙잡히지 않을 것이다.

너는 과거다.

너는 그래야 한다.

그 결단이 어쩌면 미련과 상처의 방증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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